바다소 이야기 / 185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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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과 의자 칠하기

어제 금요일에는 피곤해서 일찍 잘까도 싶었지만 리포트 프로그램에서 회원 검색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결국은 평소와 비슷한 시각에 잤다. 리포트에 독후감을 제출하는 옵션도 추가했다. 원래 리포트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과제연구 일지를 온라인으로도 쓸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가볍게 만들 생각이었는데 만들다보니 점점 기능이 많아지고 있다. 나도 리포트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지를 작성할 계획이다. 수업을 하거나 담임을 하거나 동아리와 같은 활동을 지도하다보면 특정한 학생에 대해 칭찬할만한 점을 발견하고는 한다. 이때 바로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학기말이나 학년말에 뭔가를 쓰려고 할 때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어 고통을 겪을 때가 있다. 수업 때는 포스트잇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별을 기록하는데 별 기록과 일지를 병행하면 든든할 것이다.

오늘은 베란다에 놓는 카페 테이블과 의자에 수성스테인을 칠했다. 이들 테이블과 의자는 9년 전 이 집에 입주할 때부터 쓰던 것인데 칠이 벗겨지고 얼룩이 생겨 볼품이 없었다. 한동안 그것이 신경이 쓰이다가 최근에는 무덤덤해 했는데 지난주에 아내가 테이블에 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바로 수성스테인을 주문했고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250ml 수성스테인을 사는데 만원을 쓴 것이 전부였다. 지난번 시원이방에 페인트를 칠하기 위해 사놓았던 사포와 핸드샌딩기를 사용했고 붓과 마스킹테이프는 집에 있었다. 돈은 별로 들지 않았지만 작업은 아침 먹고 시작해서 저녁 먹기 직전에야 끝났다. 다행히 핸드샌딩기가 있어 사포로 기존 칠을 벗겨내는 것이 한결 수월했다. 그래도 이 공정에만 두 시간 걸렸다. 중간에 아내가 가져다준 시원한 오미자차를 마시며 쉬엄쉬엄 일했다.

점심으로 콩국수를 먹고는 힘을 내서 먼지를 닦아내고 스테인을 칠했다. 테이블은 네 번 칠하고, 의자는 부분적으로 세 번 또는 네 번 칠했다. 고생은 되었지만 얼룩들이 없어지고 깔끔한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5년에 한 번 정도 칠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의자는 그동안 두 개만 쓰고 나머지는 베란다 구석에 쌓아놓았었는데 칠한 것이 아까워서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도록 유리창 앞에 놓았다. 내일 아침에는 거기에 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풍경을 감상할 것이다. 글을 쓰면서도 눈이 감긴다. 내일 그 테이블과 의자에서 이른 아침을 즐기려면 오늘은 조금 일찍 자는 것이 좋겠다.
박형종   2017-06-17 (토) 23:19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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