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0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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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의 잠

눈을 떠보니 4시 반이었다. 일어나려고 스트레칭을 하는데 몸살기를 느꼈다.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아서 양말을 신고 다시 잤다. 이번에는 8시에 깼다. 조금은 더 개운했다.

어제 너무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학교 기숙사를 떠나는 3학년 학생들과 오전 내내 이야기를 했다. 기념사진을 찍거나 간단히 잘 지내라는 말을 하기도 했고, 세 명을 앉혀놓고 한 시간 정도 선택에 관한 인생 강의를 하기도 했다. 낮에 집에 와서는 아내와 점심을 먹고 커피와 빵을 사와서 집에서 티타임을 하며 두 시간 넘게 이야기를 했다. 저녁을 먹고는 삼성전자 주식을 사겠다는 시훈이에게 주식회사와 재테크에 관한 지식을 두 시간 정도 전수했다.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어깨와 손발이 시렸다. 몸살이 시작되는 신호였다. 전기장판으로 달궈진 침대에 손을 덥히려 해도 한기가 없어지지 않았다.

오늘 아침을 먹고 또 졸음이 몰려왔다. 안방 넓은 침대에서 한참 자고 일어나보니 낮 12시 반이었다. 겨울 햇살이 유리창 밖에서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아내가 타주는 청귤차를 마시고 정신이 들자마자 도서관으로 시훈이를 데리러 가서 순댓국을 먹었다.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빌리고 잡지책을 읽는데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답답하기도 해서 4시경에 혼자 집으로 걸어왔다. 날이 많이 풀려서 걷는 것이 상쾌했다. 집에 오자마자 안방에서 다시 잠을 잤다. 깨어나니 어둠이 옅게 깔려 있었다.

저녁을 좌식 테이블에 앉아 먹으면서 무한도전을 보았다. 빅뱅이 나와서 황광희와 춤 배틀을 했다. 저녁을 먹고 서재에서 일을 하다 리클라이너에 앉아 쉬고 있는데 깜빡 잠이 들었다. 시훈이가 그 모습을 보았는지 자기도 일찍 잘 거라고 하면서 아빠도 일찍 주무시라고 하며 세수하러 욕실로 들어갔다. 잠시 뒤에 잠자리에 들면 오늘만 일곱 번 잠을 자는 셈이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잘 자야 잘 활동할 수 있다. 잠자는 동안에 떠올리는 이미지를 꿈이라 한다. 잠과 꿈이 한 글자 단어라는 것이 흥미롭다. 해, 달, 별, 빛, 비, 물, 불, 흙, 땅, 굴, 집, 문, 돌, 쇠, 쌀, 밥, 술, 옷, 몸, 손, 발, 눈, 코, 입, 귀, 등, 배, 피, 살, 풀, 꽃, 꿀, 길, 벗, 나, 너, 소, 개, 곰, 새, 닭, 벌, 칼, 힘, 일, 춤, 끼, 멋, 맛, 글, 말, 돈 등등이 우리 조상들이 생각할 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을 나타내듯이 잠과 꿈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그래서 가장 짧은 단어로 그 개념을 말한 것이다. 참고로 영어에서 잠을 나타내는 sleep, 꿈을 나타내는 dream은 다섯 개의 알파벳으로 해를 나타내는 sun보다 두 개 많다.

그렇게 중요한 꿈이 한 개일 이유는 없다. 일곱 번의 잠에는 아름다운 일곱 개의 무지개 꿈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자는 동안 꿈을 꾸고, 깨어나면 꿈을 이루기 위해 일한다. 꿈은 우리 몸을 한 번도 벗어나는 적이 없다. 그러므로 시간을 내어 생각해보아라. 나의 아름다운 꿈은 무엇인가?
박형종   2016-12-17 (토) 23:31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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