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의 전설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바다소의 꿈 상자를 다듬었다. 많이 예뻐진 것은 아니지만 그냥 쓰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2시 반에 맞춰 부리나케 집으로 왔다.
2시 반은 “푸른바다의 전설”이 재방송 하는 시간이다. 수요일과 목요일 밤 10시에는 나 혼자 보고, 일요일 재방송은 시원이와 함께 본다. 나는 두 번 보는 셈이다. 이렇게 녹화까지 하면서 본방과 재방을 챙겨보는 드라마는 50년 만에 처음이다. 원래 드라마 자체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서 더욱 그 매력이 무엇일까 의아하다.
무엇보다 전지현씨가 그려내는 인어가 매력적이다. 나는 일 년 반째 수영 가방을 들고 왔다 갔다 하고는 있지만 물속에 몇 초 있거나 눈을 뜨는 것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 물속에서 그런 연기가 되는지. 경이롭고 존경스럽다. 정말 인어가 아닐까?
인어의 눈물이 진주가 된다는 이야기가 아름답다. 우리는 슬플 때나 기쁠 때 눈물을 흘린다. 몸속에 있을 때 그것은 한낱 물에 불과하지만 눈물로 나올 때 그것은 진주가 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눈물에 인색하다. 심지어 남자는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 한다고 다그친다. 왜? 그러면서 사람들은 눈물에는 관심이 없고 진주에만 가치를 둔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볼 때 눈물이 난다. 슬퍼서 눈물이 나고 재밌어서 눈물이 난다.
푸른바다의 전설은 판타지다. 판타지라고 유치하거나 인생과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인생 자체가 판타지다. 내가 우주의 이 좁디좁은 곳에 태어나서 드라마를 보고 울고 웃는다는 것이 판타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내 몸을 이루는 우주에서 온 수많은 생명 없는 분자들이 질서 있게 모여서 드디어 생각을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그것은 기적이고 판타지다.
20부작의 8부까지 방송되었다. 이야기를 생생하게 만들기 위해 혼신을 기울이는 작가, 연출자, 스탭, 연기자들에게 너무 고맙다. 나에게 있어 푸른바다의 전설은 그야말로 전설로 남을 것 같다. 여러 차례 행운이 있었지만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은 푸른바다의 전설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될 것이다.
인생은 짧고 감동은 길다. 나는 이곳에 올 때 혼자였고, 갈 때도 혼자일 것이다. 나는 아무 것도 갖고 갈 수 없다. 단지 이야기를 갖고 갈 것이다. 많은 이야기를 갖고 갈 수는 없을 것이기에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만 가져가서 말해줄 것이다. 푸른 바다에는 예쁜 인어가 살았고 그의 눈물은 아름다운 진주가 되었노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