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 그제 수요일은 결혼기념일이었다. 시원이와 시훈이가 인더키친에서 저녁을 샀다. 그리고는 장소를 옮겨 케이크를 자르는 대신에 마카롱을 쌓았다. 알록달록 색깔이 예쁘다.
오늘 금요일은 시훈이가 야간자습을 하지 않고 평소보다 일찍 오는 날이다. 저녁을 먹고 티타임을 가졌다. 따뜻한 홍차와 함께 수요일에 먹고 남은 마카롱을 반씩 잘라 먹었다. 짧은 티타임이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훈이는 그러고는 다시 도서관으로 갔다. 요즘 공부하는 재미를 알게 된 것 같다.
예전에 우리 풍습에 화롯불을 쬐며 잡담을 나누는 게 있고, 서양에도 벽난로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집에서 화롯불이 사라지고, 벽난로가 없어지며 덩달아서 가족 간에 이야기도 줄어든 것 같다. 그 자리를 텔레비전과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거실에 1인용 소파들을 놓은 지가 10개월 밖에 되지 않았으니 깨달음이 무척 늦은 셈이다.
현대인은 이야기에 굶주려 있다. 소설, 만화, 뉴스, SNS 등등 우리는 이야기를 찾으러 이곳저곳 헤매고 다니는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은 자신의 것이 아니며 그저 일시적인 쾌락 뒤의 공허함만을 가져다줄 뿐이다. 가족에게서 결핍된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 메울 수는 없다. 자신을 진짜로 즐겁게 하는 이야기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다. 그들과 티타임을 가져라. 행복한 이야기를 배부르게 채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