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오늘로 교실 이사를 마무리 하였다. 이삿짐을 정리하는데 열흘 가까이 걸렸다.
짐을 정리하면서 십년 전 파일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와 함께 학교에 들어온 5기 학생들 때부터 별을 주었던 기록이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었다. 수업 시간에 내가 낸 질문에 답을 잘하거나, 좋은 질문을 하거나, 발표를 잘한 경우에 한 개 내지 두 개의 별을 주었다. 5기에서는 이동근이 22개의 별을 받았던 것이 최고였다.
2008년부터는 웹에 별에 관한 기록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11기 변석현이 역대 최고인 한 학기에 41개의 별을 받았다.
이번에 졸업한 12기 이상훈은 한 학기에 20개의 별을 받았고, 노승은은 29개의 별을 받았다.
특이한 것은 5기 때부터 최근에 졸업한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별을 많이 받은 학생들은 내신에 상관없이 모두 자기가 원하는 대학과 전공에 잘 진학했다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웹에 기록한 코멘트만 따져도 541개 이고, 별이 594개 이다. 아마도 이번 주 중에 별은 600개가 넘을 것이다.
내가 별을 주는 이유는 수업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학생들을 잘 알기 위한 것이다.또한 그때 그때 별에 관한 기록을 남기면 학기말에 생활기록부를 적을 때 더욱 생생하게 쓸 수 있다.
요즘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다 해서 생활기록부를 꼼꼼히 본다고 한다. 예전에는 성적이 내신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성적만큼이나 수업담당선생님이 학생에 대해 쓴 특기사항도 못지 않게 중요해질 것이다. 그만큼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잘 관찰하고, 특기를 끄집어 낼 필요가 있다.
이것이 학원강사와 학교 선생님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강의나 학원에서야 멋지게 강의하면 끝이지만, 학교 선생님은 또한 생활기록부를 잘 적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그들의 입으로 말하게 하고, 그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알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즉 교실에서 매 수업 시간은 일종의 시험 시간이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시험을 잘 봐서 좋은 성적을 받는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시험에서 실수를 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실력만큼 결과를 얻지 못했거나 또는 실력차가 별로 없었지만 상대평가의 헛점 때문에 낮은 등급을 받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만회해줄 수 있는 것이 수업담당교사의 학기말 특기사항 기록이다.
수업에서 학생의 참여도를 높이고, 그것을 꼼꼼히 기록한다면 수업 시간에 어떻게 활동했는가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단 두 번의 시험 점수보다도 그 학생을 더욱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스타 강사가 아니다. 스타 강사가 될 생각도 없다. 그렇지만 나는 마치 연예인 기획사 대표처럼 다음과 같은 기대감으로 학생들을 만난다.
오늘은 누가 내 수업에서 스타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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