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습시간 어제 자습감독을 하였다. 선생님들이 모두 돌아가면서 하기 때문에 약 두 달에 한 번꼴로 내 차례가 온다. 사감선생님의 보조로 면학 분위기를 유지하는 일을 한다.
자습시간은 저녁 7시부터 11시 50분까지이고 중간에 9시 사감선생님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는 혼정시간이 있다. 공지사항을 전달받고, 간식으로 빵과 우유, 시리얼 등을 먹고 9시 50분 정도까지는 개인 휴식시간을 즐길 있다.
자습은 본인 선택에 따라 기숙사 자기 방에서 하거나 11층 면학실에서 한다. 3학년에게는 별도의 자습실에서 할 수 있는 선택권을 하나 더 준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밤 11시까지 똑같은 교실에서 붙박이처럼 앉아 공부하던 자습에 비교하면 여유있는 환경이란 생각이다.
우리반 학생들은 혼정 후에 생일인 김희준과 1월이 생일인 김택민, 설지원의 생일파티를 해주었다. 반 애들뿐만이 아니라 약 30여명의 학생들이 세 개의 생일케익 주변에 몰려 들어 순식간에 해치웠다. 이것이 기숙사 생활의 묘미일 것이다.
어제 자습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훌륭했다. 3학년들이야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2학년들은 수학여행을 가서 없었다. 나는 면학실과 자습실을 점검하고, 1학년 남학생들의 기숙사 방들을 돌아보았다.
1학년들은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국립현충원과 다산생가를 방문하였기 때문에 조금 피곤했을 것이다. 또 내일이 한가한 토요일이기 때문에 안락한(?) 금요일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 짐작하였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면학실과 자기 방에서 숙제와 발표 준비, 한자, 영어, 수학 공부 등으로 알차게 보내고 있었다. 노트북을 켜놓고 있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는데, 숙제 관련한 자료를 찾거나 프리젠테이션을 준비 중이거나 단어 사전으로 쓰는 경우들이었다. 학생게시판을 펴놓은 학생 3명, msn채팅화면을 열어놓은 학생이 2명이었다. 학생게시판과 msn은 숙제에 관한 질문과 자료를 주고 받는데 사용되었다. 공부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고 간단히 주의를 주었다.
다만, 2명의 학생이 게임을 하다가 걸렸다. 한 명은 온라인 게임이었고, 한 명은 컴퓨터에 기본으로 깔린 간단한 게임이었다. 모양새를 보니 시작한지 얼만 안된 것 같았다.
다음에 또 걸리면 노트북을 3년내내 압수할 것이라고 살짝 경고를 하고 나왔다. 두 명다 아직도 순진한 중학생 티가 가득했다.
오늘 출근하면서 어제 내가 그 두명에게 그냥 말로 약속을 받고 끝낸 것이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임시간 끝나고 오라고 해서 주말에 반성문을 써서 월요일 내라고 했다. 두 명이 함께 내 교실로 왔는데 귀여운 스타일이다. 나는 지난번 핸드폰게임하다가 걸린 학생의 반성문을 보여주며, 이런 식으로 자기의 각오와 다짐을 한 페이지 정도로 써오라고 했다.
담임학생들도 수업에 들어갔고, 그 두 명의 학생들도 갔다. 나는 담임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식당에서 싸온 식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이제 교실 이삿짐을 정리할 시간이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마음이 여유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