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20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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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과 안중근 의사

어제 토요일 아침에는 새로 바꾼 <오늘 할 것>에 따라 일찍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산책도 하고 달리기도 하였다. 오후에 있었던 학부모설명회에서 나는 “귀찮아하지 말자”, “여유를 갖자”, “진로를 빨리 정하자”,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자”를 강조하였다. 집에 오니 피곤해서 늦은 낮잠을 잘까도 싶었는데 시원이가 보는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랍스터 요리하는 것을 보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랩에 도전하는 것과 『태양의 후예』 제3화도 보았다.

오늘은 늦잠을 잤다. 깨어보니 8시 30분이었다. 가족들은 모두 자고 있었다. 화분에 물을 주고 산책을 나갔고 가볍게 뛰었다. 『복면가왕』을 보며 아침을 먹고 아내와 함께 홈플러스로 갔다. 어제 출근하다 앞서 가던 트럭에서 날라 온 작은 돌에 차 유리창이 별모양으로 깨졌는데 그것을 메워주는 복원제를 사기 위해서였다. 마침 안마의자가 있어 아내와 나란히 체험해보았다. 집에 하나쯤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애플망고와 자몽, 점심으로 먹을 순대, 저녁으로 먹을 초밥도 샀다.

점심을 먹고 좌식 의자 세 개 중에서 두 개를 6천원을 주고 버렸다. 안 쓰는 것은 갖고 있어봤자 집이 좁아지고 짐만 될 뿐이다. 덕분에 홀가분해졌다. 겨우내 거실에서 온기를 쬐던 화분들도 베란다 밖으로 옮겨 놓았다. 그리고 시훈이랑 깨진 차 유리를 복원했다. 전에 타던 차도 유리가 돌에 맞아 조금 깨진 적이 있었는데 유리에 낀 성에를 히터 바람으로 녹이다가 금이 크게 가서 교체했었다. 시훈이가 매뉴얼에 따라 시공을 했는데 몇 시간 뒤에 보니 깔끔하게 잘 되었다.

유리창 복원을 하고는 전에 구매해두었던 소셜커머스의 쿠폰을 사용할 겸 오클라우드라는 카페에 갔다. 카페라떼와 함께 딸기브레드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6층에 있어서 전망이 좋고 인테리어가 훌륭하고 의자도 편하다. 테라스에는 옛날 영화를 보여주는 프로젝터와 작은 스크린, 20여 명이 앉을만한 계단식 자리들이 있고, 한 층 위에는 전망대가 있다. 지난번 개업 때 왔을 때는 눈과 얼음이 을씨년스러웠는데 어느덧 커피를 들고 밖으로 나오고 싶은 계절이 되었다. 카페를 나서 바로 옆에 있는 한샘인테리어를 구경했다. 암체어와 리클라이너 소파가 마음에 들었다. 시훈이는 리클라이너 소파에 앉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나는 조금 있다가 깨워서 2층과 3층으로 구경을 다녔다. 아내는 집으로 올 때 혁신도시 쪽으로 차를 몰았다. 건물들은 아직도 한창 공사 중이고 많은 상가들이 주인을 찾고 있다.

저녁을 먹으며 『1박2일』을 보았다. 하얼빈 로케 3번째 방송으로 오늘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당시의 시간을 따라가며 자세히 소개해주었다. 그동안 우리의 역사에 대해 너무 몰랐던 것에 대해 반성하고, 안중근 의사의 결연함과 큰 뜻에 저절로 숙연해지는 시간이었다. 예능이지만 웃음기 없이도 그야말로 레전드가 되었고, 유호진PD의 기획과 연출 덕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들어 꼬박꼬박 1박2일을 챙겨본 보람이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밤이 어둑했지만 다시 산책을 나갔다. 나는 31살에 무엇을 하고 있었더라? 기억을 되살려보았다. 대학 강사를 하면서 불철주야 책을 쓰던 시기였다. 철은 덜 들었지만 하고 싶은 것은 분명했었다. 안중근 의사는 방아쇠를 여섯 번 당김으로써 하고 싶은 것을 완성했는데 나는 아직도 완성하지 못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원주천을 걷고 있자니 맞은편에서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몰려왔다. 바람에 맞서지 않고 몸을 돌려 길을 되돌아 왔다. 오늘따라 작은 냇가의 물도 우렁차게 흐른다. 지금 이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라. 이 순간을 위해 자신을 던진 많은 이들의 뜻을 헛되이 하지 말라.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이 들렸다. 내 걸음은 더욱 무거워졌고 생각은 더욱 깊어졌다.
박형종   2016-03-20 (일) 23:24   [2]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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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우   8시 30분이 늦잠인가요?ㅎㅎ
2016-03-24 17:03  
박형종 강승우   계절에 따라 해가 뜰 때 일어나는 것이 적절한 타이밍 같아ㅋㅋ
2016-03-2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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