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20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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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

“나는 시간을 어디에 쓰는가”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나서 지금까지 약 한 달 정도의 통계를 보니 인터넷뉴스를 보는데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이다.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 시간은 정말 소중한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삶의 방향을 올바로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지난달 27일에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로 영화 VOD를 싸게 살 수 있다고 해서 HD급 화질의 쥬라기 월드, 어바웃 타임, 분노의 질주를 편당 2천원에 구매했다. 그런데 집에 갖고 있는 프로젝터는 4년 전에 산 SD급 화질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부터 프로젝터를 업그레이드하려고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FullHD급 화질의 LG미니빔 프로젝터를 샀다. 겨울도 다가오고 집에서 영화를 볼 일이 많을 것이다. 프로젝터가 택배로 오자마자 쥬라기 월드를 보았다. 그저께는 저녁 먹고 밤 12시까지 4시간이나 걸려서 전문가처럼 깔끔하게 거실 천장에 프로젝터를 설치했다. 이제야 영화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베란다 창문을 가득 채우는 120인치 스크린에서는 텔레비전 방송도 마치 영화처럼 보였다.

오늘 마침 금요일이고 천장에 설치한 기념으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가족 모두 편의점으로 가서 각자 과자를 한 개씩 골랐다. 전에는 영화 한 편 보려면 프로젝터를 꺼내서 작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책으로 높이를 맞추고 거리와 초점을 조절하고 케이블을 연결하는 등의 과정이 길었는데 이제는 리모컨만 켜면 간편하게 바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선택한 영화는 어바웃 타임 About Time이었다. 시간을 원하는 지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인데 스토리가 신선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다. 영화의 메시지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태여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필요 없을 것이다. 아들과 산책을 하거나 아내가 늦잠을 자도록 배려하는 마음에 행복이 있다. 그리고 자기 주변에 불행해 하는 사람이 없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의 마인드가 나랑 조금 닮은 데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내가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영화를 보고 우리는 스크린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아무튼 어바웃 타임은 나에게 현재 진행형이다. 나는 밤이 늦었지만 잠시 산책을 했다. 아까 저녁 때 집으로 오는 길에 차에서 살짝 보았던 내일 오픈 예정인 카페가 궁금했다. 카페 이름이 atout 35인데 크지는 않지만 위치가 좋아서 동네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내일 아내와 함께 들를 예정이다.

꿈은 되도록 크게 꾸는 것이 좋다. 그러나 행복은 바로 이 순간 내 주변의 소소한 것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뤄서는 안 된다. 행복은 미래의 어떤 지점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입고 있는 옷처럼 항상 나 자신을 따라다니고 있다. 약간의 여유를 갖고 그것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박형종   2015-12-11 (금) 23:52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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