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작업공간 한샘인테리어에서 일주일 전에 주문한 의자가 오늘 왔다. 올해 초 서재 한켠에 시훈이가 공부할 수 있도록 꾸며주었는데 시훈이는 이곳보다는 자기 방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그 공간과 함께 테이블, 의자, 일체형pc는 내 차지가 되었다. 나는 햇볕이 따스하게 비추는 작업공간을 원했는데 어찌되었든 기대했던 것보다 빨리 집에서나마 그런 곳을 갖게 되었다.
8월말에 “카페&서점”이란 문패를 서재에 달았는데 어제 오늘 책상 위에 진짜로 아메리카노 커피를 가져다 놓았다. 커피는 카페에서처럼 원두를 그라인더로 갈아서 에스프레소머신으로 뽑은 것이다. 저녁 먹고 아내와 함께 식탁에서 커피를 조금 마시며 이야기를 잠깐 나누다가 서재로 갖고 들어왔다. 책상 위에 커피를 올려놓은 이유는 마치 카페에서 커피를 놓고 공부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들과 같은 기분을 느끼기 위한 것이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놓고 해리포터를 쓴 조앤롤링 뿐만이 아니라 많은 문학가들이 카페에서 글을 썼다. 이를테면 카페는 생각을 말랑말랑하게 하는 마법을 부리는 곳이다. 그러면서도 그곳에는 가볍게 일을 시작하고, 집중력을 높여주고, 끈기를 북돋아주는 힘이 있다.
카페에 가지 않고 집이나 오피스에서 그런 상상력과 편안함과 집중력과 끈기를 가질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러려면 메타포가 필요하다. 나에게 그것은 “카페&서점”이라는 문패, 카페에 있을법한 테이블과 의자, 카페에서 마실만한 고급 커피가 들어 있는 따듯한 잔, 카페 같은 인테리어다. 아직 인테리어는 황량하다. 예전에 선물 받은 “Hyong Jong Cafe"라는 초코아트 한 점을 책장에 올려놓은 것이 전부다. 그렇지만 오늘에서야 이제 막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곧 많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카페에 어울리는 책, 사진, 소품, 음악 등등 재미있는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친한 사람과 함께 길을 가면 힘들지 않게 멀리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멀리 가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환경에 놓여 있어야 한다. 고결한 의지도 환경의 도움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 환경이 나를 만든다고도 볼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새 작업공간을 열렬히 환영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이유다. 내가 만드는 아름다운 환경이 나와 내 작업물을 멋지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