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1894개  
새 작업공간 2015-10-14 박형종
청소 2015-10-04 박형종
15분의 산책 2015-09-30 박형종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하시마섬 2015-09-13 박형종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우토로 2   [2] 2015-09-05 박형종
⊙ ◁ [221][222][223][224]225[226][227][228][229][230] ... [379] ▷ 
15분의 산책

밤 10시 50분에 산책을 나갔다. 보통 9시쯤에 집을 나서서 50분쯤 걷는데 오늘은 늦어서 15분 정도만 걸었다. 오늘은 나가지 말까도 생각했는데 조금이라도 맑은 공기를 쐬고 싶었다. 그 대신에 원주천의 돌 징검다리를 건너서 반대편으로 넘어갔다가 철다리를 건너서 돌아오는 식으로 평소와는 다른 길로 걸었다. 징검다리에 서서 물에 비친 아파트 창가를 삐져나오는 불빛, 상가 건물의 조명, 가로등을 스마트폰으로 찍었다. 그 사진 한 장만으로도 오늘 산책은 건진 것이 있는 셈이다. 평소보다 길은 짧았지만 보이는 것은 더 많았다.

추석 연휴 다음날이라 그런지 컨디션이 별로였다. 저녁에는 시원이와 시훈이방 책상 청소하는 것을 참견했다. 시원이는 책상 위에 너무 많은 것을 쌓아놓고 있다가 오늘 그 책상에서 공부를 하려고 하니 책도 올려놓을 수 없는 지경이어서 드디어 자기 스스로 정리하였다. 나는 진작부터 책상을 치우라는 말을 하고 싶었으나 며칠 동안 꾹 참았다. 곧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훈이는 자기 방은 깨끗하다고 여기는 눈치였으나 내가 함께 가서 확인하니 역시나 조금 나은 정도에 불과했다. 내 이야기를 듣고서야 비로소 치우기 시작했다. 깨달은 바가 있다면 이제 알아서 치울 것이다.

책상이 어수선하면 생각도 어수선해진다. 책상 위가 너저분한 사람들의 특징은 그것을 당장 정리할 시간은 없으면서 그렇다고 시간을 유익한 곳에 알차게 사용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공부하는 사람에게 책상은 가장 신성한 곳이다. 나는 그렇게 깔끔한 편은 아니지만 책상만큼은 최대한 깨끗하게 정리한다. 그래야만 그 책상 앞에 앉아 생각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마음이 조금이라도 생긴다. 어제는 이 글을 쓰는 책상의 뒤편에 놓인 책상에 일체형pc를 올려놓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어떻게 놓아야 덜 산만할지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면서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고심했고 결국 마음에 드는 방법을 찾았다. 가장 조심할 나쁜 습관은 아무데나 던져놓고 다음에 곧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놓는 순간에 바로 정리해야 한다. 그러면 다음에 정리할 것 자체가 안 생긴다.

잠시나마 산책을 하고 왔더니 피곤한 와중에도 글을 한 편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 걷는 것을 목적으로 걷는 산책은 생각을 바로 정리한다. 책상을 정리하는 것은 공간의 여백을 위한 것이고, 산책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정신의 여유를 위한 것이다. 한 걸음을 내딛으면 그 다음 걸음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멀리 걷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찌꺼기처럼 들러붙어서 정신에 녹이 슬게 하는 생각들을 끄집어내어 바람결에 날려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내일은 산책이 더욱 즐거울 것 같다.
박형종   2015-09-30 (수) 23:56   인쇄


다음 글 《 청소 》 박형종

이전 글 《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하시마섬 》 박형종
 
구독 79명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바다소 인텔리전스(BI)는 바다소 서버를 매개로 발전하는 인간지능을 뜻합니다. 그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정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멋진 지능들의 동맹인 바다소 인텔리전스 동맹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사진   FAQ
박형종 -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동영상
알로하~ 하와이 인사말에서 배우는 현대의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법 | 박형종 2026.8.31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