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1894
개
검색
내용
제목
이름
날짜
전체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가요제
2015-08-14
박형종
무한도전, 암살, 1박2일
1
[
2
]
2015-08-02
박형종
2015제주도 여행 1일차
2015-07-27
박시훈
제주도 여행1
2015-07-26
박시원
생각하는 산책
[
4
]
2015-07-25
박형종
⊙
◁
[221]
[222]
[223]
[224]
[225]
[226]
227
[228]
[229]
[230]
...
[379]
▷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가요제
밤에 반바지와 반소매를 입고 원주천을 산책하는데 찬 기운이 느껴졌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곧 물러날 모양이다. 다리 밑을 지나는데 다리 위에서 누가 불이 채 꺼지지도 않은 담배꽁초를 버렸는데 바로 내 앞에 떨어졌다. 만약 그게 누군가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나는 그 몰상식한 사람에게 화가 났지만 곧 생각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쪽으로 흘렀다. 어려운 주제다.
물길을 따라 내려오면서는 개울 옆에 돗자리를 깔고 맥주를 마시는 일곱 명의 가족이 눈에 띄었다. 삼대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과자를 먹으며 그 이야기에 끼고 있었다. 옆을 스칠 때 “운전 안 해서 얼마나 좋냐”라는 말이 얼핏 들렸다. 오늘 8월 14일 금요일이 광복절 70주년 기념으로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었고 고속도로통행료도 면제되었는데 차가 막히는 곳에서 고생하기보다는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즐기는 것이 더 낫다는 뜻 같았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가족과 함께 돗자리를 깔고 시원한 밤을 즐기고 싶다.
어제 목요일 우리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평창의 알펜시아리조트로 갔다. 화요일 아침 6시 반에 일어나서 서울대병원, 명동, 국립현대미술관 광화문관, 테라로사, 교보문고, 자연별곡 등을 들르고 마지막 기차로 내려온 지 이틀 만에 다시 구명조끼 등을 가득 싣고 오션700이라는 물놀이장으로 간 것이다. 일요일에 강원도민 할인을 받아서 만원에 갈 수도 있었지만 마침 목요일에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무한도전 가요제를 해서 3만원을 주고 물놀이를 하더라도 간 김에 이것저것 더 많이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9시 5분에 알펜시아리조트에 도착했는데 벌써 100여 명의 사람들이 가요제 행사장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진부IC로 나왔는데 횡계IC로 나온 사람들은 반대 방향에서 더 긴 줄을 서고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도 줄을 서서 행사장에 가볼까도 했지만 이런 더위에 행사장에서 가서 11시간 동안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물놀이에 들떠 있는 시원이가 특히 힘들어 했을 것이다. 우리는 잠시 줄을 서다가 포기하고 오션700에서 저녁 6시 반까지 놀았다. 네 명이 5층 높이에서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놀이기구는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낙하하기 때문에 스릴이 넘쳤다. 애들 등쌀에 두 번을 탔는데 당시에는 가벼운 멀미를 하는 정도였는데 오늘 자고 일어나니 목이 아팠다. 나도 모르게 목에 힘을 주었거나 목이 격하게 꺾인 모양이다. 시훈이와 시원이는 둘이서 신나게 돌아다녔다. 시원이는 마지막까지 파도풀에서 파도를 타며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을 아쉬워했다.
물놀이를 하는 중간 중간 가요제 행사장으로 가는 입구를 보았는데 이미 행사장이 꽉 차서 진입을 통제하는 경찰과 대치하는 수백 명의 사람들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그들 중 수십 명은 도로가 차단되자 산기슭으로 넘어갔고, 그러자 그쪽으로 경찰이 가서 길을 막아섰다. 인터넷에서 뉴스를 찾아보니 이미 오전 11시에 3만 명을 수용하는 행사장이 다 찼고, 낮 12시에는 1만 명을 수용하는 LED전광판으로 행사를 볼 수 있는 장소도 다 찼다고 한다. 이틀 전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고 있었고, 전날에 입장한 사람만 3천명 정도였다고 하니 어느 정도 예상하던 일이었다. 거기다가 낮에 소나기도 왔다. 오후 3시쯤에 보니 경찰과 대치하던 사람들이 와하면서 밀고 올라가다가 10미터쯤 위쪽에서 다시 대치하는 것이 보였다. 결론이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했다.
물놀이와 사우나를 마치고 저녁 6시 반에 밖으로 나오니 입구를 막고 서있던 경찰들도 대치하던 사람들도 다 사라졌고, 행사장으로 사람들이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우리도 걸어 가보기로 했다. 20분쯤 걸어가니 행사장이 보였고, 다행히 뒤쪽 언덕 위에서 무대를 볼 수 있었다. 삼각대 대신에 셀카봉에 카메라를 꽂아서 녹화도 했다.
이렇게 신나는 가요제는 처음이었다. 사람들이 기를 쓰고 오려고 했던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방송에서 잘 편집된 화면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끝까지 다 듣고 수많은 사람들과 걸어서 밤 11시쯤 리조트로 돌아오니 그제야 배가 고팠다. 그런데 리조트 안에 있는 모든 식당과 편의점들이 재료가 떨어졌거나 영업시간이 지나서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나마 집에서 가져온 과자, 단팥빵, 오징어포, 아몬드, 초콜릿 같은 먹을거리가 있어서 굶지는 않았다. 나오는 길은 차가 막혔다. 빠져나오면서 보니 쓰레기가 길바닥에 많이 나뒹굴고 있었다. 특히 소나기가 와서 주최 측에서 나눠 준 것으로 보이는 우비가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안타까웠다. 그나마 안전사고가 없었던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세 배나 되는 돈을 주고 목요일에 알펜시아리조트의 물놀이장에 갔었던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밤 1시에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로 돌아오는데 톨비가 무료라서 그런지 그 시각에 강릉 방향으로 가는 차들이 유난히 많았다. 참 별난 세상이다. 조금만 더 주변을 생각한다면 더욱 재미있는 세상이 될 것 같다. 그것이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2015년 무한도전 영동고속가요제를 위해 수고해주신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션들과 멤버들, 스텝들, 행사를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공연의 순간은 짧았지만 감흥은 꽤 오래갈 것 같다.
박형종
2015-08-14 (금) 23:23
인쇄
다음 글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
박형종
이전 글
《
무한도전, 암살, 1박2일
》
박형종
구독
79
명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바다소 인텔리전스(BI)는 바다소 서버를 매개로 발전하는 인간지능을 뜻합니다. 그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정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멋진 지능들의 동맹인 바다소 인텔리전스 동맹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사진
FAQ
박형종 -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동영상
알로하~ 하와이 인사말에서 배우는 현대의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법 | 박형종 2026.8.31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