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27 페이지
1894개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가요제 2015-08-14 박형종
무한도전, 암살, 1박2일 1   [2] 2015-08-02 박형종
2015제주도 여행 1일차 2015-07-27 박시훈
제주도 여행1 2015-07-26 박시원
생각하는 산책   [4] 2015-07-25 박형종
⊙ ◁ [221][222][223][224][225][226]227[228][229][230] ... [379] ▷ 
생각하는 산책

이지성의 "생각하는 인문학"을 읽었다. 지난주에 북스타에서 책을 사놓고 조금씩 읽다가 어제 방학하고 한가한 기분으로 끝까지 읽었다. 한 학기 동안의 피곤이 쌓여서 그런지 책을 읽는데 자꾸 눈이 감겼다. 나는 책을 많이 안 읽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다. 일 년에 몇 권 읽는데 그것도 자기계발서, 인테리어 책 위주다. "생각하는 인문학"을 읽고는 플라톤의 책이나 "논어" 등을 읽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도서관이나 서점에 들러서 그 책들을 만나볼 작정이다. 제주도에서 휴가를 보낼 때 책 한 두 권을 들고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쿠스 윤리학", 비트겐슈타인이 나오는데, 대학교 1학년 때 진로에 대해 방황하는 와중에 뜻도 모르고 읽었던 몇 안 되는 철학 책들이라 살짝 반가웠다. 그 때 유일하게 철학에 대해 조금 맛을 보았던 것뿐인데 아직도 종종 "니코마쿠스 윤리학"의 중용이란 말이 떠오르는 것을 보니 철학의 생명력은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내가 스물여섯 살에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런 철학공부가 그 밑바탕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침에 일어나니 날이 흐렸다. 장마철이다. 비는 오지 않고 있었지만 간밤에 내린 비로 개천에 물이 요란하게 흐르고 있었다. 나는 우산을 챙겨 산책을 나섰다. 주말 아침에 하루는 자전거를 타고, 하루는 산책을 하는 리듬을 갖고 있다. 매일 저녁때는 웬만하면 빠지지 않고 산책을 한다. 아내나 아이들과 산책할 때도 좋지만 혼자서 걷는 것도 좋다.

원주천에 들어서자 맑고 빠르게 흐르는 물이 큰 소리로 맞아준다. 오늘은 멀리 걷는 대신에 그 물을 가까이서 마주하기로 했다. 물가 옆의 바위 계단으로 내려가서 물을 바라보며 스트레칭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징검다리에 올라서서 물을 더욱 가까이서 보았다. 하얀 물이 운동화 바닥을 적시며 내가 딛고 서 있는 돌을 살짝 넘어서 흐른다. 바로 옆의 돌에는 물이 더욱 넘치게 흘러 그곳으로 넘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손으로 만져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뼛속까지 시리고 강한 힘을 전해주었을 것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는데 시야는 우주 깊은 곳에 이르지 못하고 낮은 구름에 막혔다. 이렇게 아침에 투명한 물을 보며 걷는 것도 좋지만 밤에 산책하는 것도 좋다.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걸으며 그 깊이를 헤아려보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지금 어디로 가는가?

바위 계단을 오르다가 흠칫 멈춰 섰다. 아까는 보이지 않던 예쁜 노란 꽃이 눈에 살포시 들어왔다. 거의 직업병처럼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보니 내가 섰던 곳 주변에 노랗고, 하얗고, 분홍색의 꽃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왜 진즉에 알아보지 못했을까? 나는 하나하나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었다. 큰 개미 한 마리가 비를 피해서 노란 꽃잎 속에 숨어 있다가 내 손길을 눈치 채고 놀라서 허둥댄다.

이 동네로 이사 온지 7년이 넘었다. 그 동안 잘 몰랐는데 걷는 것이 재밌다.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걷지만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생각이 걷다가 떠오른다. 그래서 꼭 스마트폰을 갖고 다닌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가볍게 보호케이스도 뺀다. 스마트폰은 산책에 딱 어울린다. 갑자기 생각이 떠오르면 바다소에 메모를 하고, 경치를 사진으로 찍는다. 집에 돌아오면 메모를 확장하거나 스토리보드에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인문학 책을 보며 생각하는 것도 훌륭하지만 언제나 자연 속에 답이 있다. 그래서 나는 계속 "생각하는 산책"을 하고 싶다. 나를 둘러쌌던 꽃들처럼 답은 내가 있는 곳에 있다. 내가 미처 그것에 눈과 마음을 주지 않았을 뿐이다. 생각은 눈과 마음을 따르고, 눈과 마음은 두 다리를 따른다. 걸으면 생각이 따라온다. 그 생각이 다시 달아나기 전에 메모를 하고, 잘 정리하면 되는 것이다.

글을 쓰고 나니 다시 걷고 싶어졌다. 어느 방향으로 걸을까 잠시 고민했는데 이번에는 롯데시네마 쪽으로 가서 북새통 서점에서 책을 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그거다! 나는 걸어가서 책을 읽고 가족들은 점심 때 차를 타고 오면 되겠네! 행복감이 퍼져온다. 아내와 딸은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갔고, 나는 아들과 걷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행복도 내 주변 가까이에 있다.
박형종   2015-07-25 (토) 10:33   [4]   인쇄


다음 글 《 제주도 여행1 》 박시원

이전 글 《 삶의 교환 》 박형종
박시훈   오늘 산책 좋았어요!
2015-07-25 16:44  
박형종 박시훈   그렇지! 비가 조금 오기는 했지만,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도 먹고 에어컨도 쐬고 서점에서 책도 읽고~
2015-07-25 16:46  
박시훈 박형종   내일 제주도 가는거 기대90 걱정 10 이에요..ㅜㅜ 뭐 준비해야할지 마음이 너무 앞서네요 ㅎ
설레요

2015-07-25 22:21  
박형종 박시훈   그냥 즐기는 마음으로 가면 되는 거야~
2015-07-25 22:38  
 
구독 79명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바다소 인텔리전스(BI)는 바다소 서버를 매개로 발전하는 인간지능을 뜻합니다. 그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정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멋진 지능들의 동맹인 바다소 인텔리전스 동맹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사진   FAQ
박형종 -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동영상
알로하~ 하와이 인사말에서 배우는 현대의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법 | 박형종 2026.8.31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