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어렸을 때 비가 싫었다. 가방에 물이 스며들기도 하고, 차가 옆으로 지나갈 때면 바지에 물이 튀곤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비가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고, 창문 안쪽에서 비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비가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복잡했던 머리를 식혀주는 것만 같다. 마음만 먹으면 비오는 것을 노래와 함께 몇 시간이라도 보고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비가 올 때면 여러 노래가 생각난다. 아이유의 ‘rain drop’, 윤하의 ‘우산’, 버스커버스커의 ‘소나기’. 내가 항상 비가올때마다 듣는 곡들이다.
이번 비는 농부 분들에게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120년만의 최대 가뭄이라는데.. 엄청 안타까웠다. 그러나 오늘 비라면 쩍쩍 갈라진 밭, 논에 약간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얼마나 다행일지 모른다. 아마 농부 분들께서는 나보다 더 다행으로 여기실 것이다. 그리고 점심때만 되면 살이 타는 듯한 느낌이 뭔지를 알게 해주는데, 내일은 좀 덜할 것을 생각하니, 내 피부에게도 다행이다.
시험도 며칠 안 남았으니 비가 올 때 마음을 다 가라앉히고 집중해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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