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오늘 새 자전거를 샀다. 안톤 T55라는 모델인데, 원주의 원자전거라는 곳에서 샀다. 2년 전에 중고로 산 자전거는 언덕을 올라갈 때 종종 체인이 헛돌았다. 지난주에 시훈이 자전거를 타고 혁신도시로 갔었는데 훨씬 쉽게 잘 나가는 느낌이었다. 자전거면 다 똑같은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새 자전거를 살 생각을 했다.
아침에 산책을 하고, 화분에 물주고, 이마트에 가서 간단하게 쇼핑을 하고 점심은 집에서 비빔국수를 먹었다. 날씨가 살짝 더울 정도로 화창했다. 시원이가 친구 서현이랑 방방이에서 뛰어놀 때 나는 자전거 가게에 구경을 갔다. 시훈이가 이번에는 절대로 바로 구입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이번에도 바로 샀다. 작년 모델이라고 30만원에 샀는데, 사은품으로 받은 것들까지 치면 인터넷으로 사는 것보다도 7만 원정도 싼 것이었다. 이렇게 좋은 조건을 놓치면 후회할 것이 뻔했다.
직원이 기어를 세팅하는 방법도 친절하게 잘 알려주었는데 핵심은 체인이 일직선이 되도록 앞바퀴 기어와 뒷바퀴 기어의 단수가 비슷한 비율이 되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자전거를 탄 지 거의 40년이 되어 가지만 오늘 새로 알게 된 것이 많았다.
새 자전거를 타고 롯데시네마 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원주천을 따라 달려보았다. 자전거 탈 맛이 난다.
내가 타봤던 곳 중에서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은 곳은 강릉 경포대이다. 강릉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포남동 원룸에 살 때 경포대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것처럼 상쾌한 것이 없었다. 모든 근심과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강릉에서 자전거를 타게 된 계기는 계단을 올라갈 때 무릎이 삐걱대는 것 같아서였는데 나중에는 비가 쏟아져도 우비를 입고 시내 곳곳과 경포대를 달렸다. 그 후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원자력연구소에 근무하게 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자전거를 탈 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원주는 강릉과 느낌이 비슷한 도시인데, 원주에서도 지금 살고 있는 반곡동이 원주천을 끼고 있어서 자전거를 타기에 좋다. 차로를 건너거나 자동차 매연을 맡지 않고도 몇 시간이나 원주천을 따라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또한 십 분이면 지금 한창 공사 중인 혁신도시로 가거나, 롯데시네마가 있는 신도심이나 시장이 있는 구도심으로 갈 수도 있다.
오늘 20년 만에 나를 위해 새 자전거를 사면서, 강릉에서부터 타고 다니던 20년 된 자전거를 새 자전거를 배달하러온 트럭에 실려 보냈다. 사실 그 자전거를 아직도 내가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는데 시훈이가 말해서 알았다. 아마 2년 전에 중고 자전거를 사면서부터 타지 않게 된 것 같다.
무겁고 녹슨 20년 된 자전거. 강릉에서 대전으로, 원주로, 지금 사는 곳까지 여섯 번이나 이사를 하는 동안에 그 자전거를 줄기차게 갖고 다닌 것이다. 그 자전거를 떠나보내며 짠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보내는 기분이었다. 그 자전거 덕분에 건강을 지킬 수 있었고, 1000쪽의 책을 쓰면서 쌓이는 스트레스도 풀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선생님이 될 수 있었다. 어떤 때는 생명 없는 물건이 백 명의 가족이나 친구보다 낫다.
이제 주말 아침이면 새 자전거를 타러 나설 것이다. 그곳이 어디든 나는 작은 모험을 떠나는 사람의 심정일 것이다. 새 자전거와 함께 즐거운 것을 많이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새 자전거의 고무 냄새가 어떤 꽃향기보다 감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