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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

상명아트센터에서 열린 음악회를 듣고 방금 전에 집에 도착했다. 음악회를 준비하며 학생들은 점심이나 저녁도 못 먹고 고생이 심했다. 사물놀이, 오케스트라, 치어리딩, 뮤지컬, 락, 발라드 밴드, 합창 등에서 내뿜는 강렬한 에너지가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나는 "아름다운 나라"를 편곡한 민족오케스트라의 "Fly to the Sky"를 들을 때 찡한 감동을 느꼈다. 제목을 모르고 연주를 들었는데 음악에 빨려 들어가며 마치 나와 시훈이가 우주에서 하나의 티끌처럼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세상의 많은 욕심들이 결국 부질없는 것을.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애태우는가. 세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지는 다채롭고 멋진 공연이었다. 4기 한승준과 5기 전재연을 만난 것도 기분 좋았다. 한편 학부모 어머님이 나와 시훈이를 알아보고 바다소를 자주 들어오신다고 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김 서린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별 소득 없이 흐지부지 될 것을 알지만, 그래도 생각이 나를 나아가게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려는 것이지?... 간혹은 생각이 필요 없는 시간도 좋다.

피곤한 버스에서 생각하기를 잠시 접어두고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뉴스를 보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경희대에서 한 강연에서 나를 사랑하기가 남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했단다. 어떻게 해야 나를 사랑하는 것인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뜻일까?

나라면 어쩌면 다음과 같이 말했을 것이다. 이 순간을 사랑하기가 훗날을 사랑하기보다 더 어렵다. 내가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이 순간'에 나온 말이나 행동 때문일 것이다. 내가 지나고 나서 후회하게 되는 이유는 항상 '이 순간'을 헛되게 보냈기 때문이다.

이 순간을 사랑하고 싶다. 그것은 다시는 오지 않는다. 이 순간에 쏟는 노력이 다음 순간을 더욱 아름답게 하기를 바란다. 길을 걷다가, 음악을 듣다가, 영화를 보다가, 책을 읽다가,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만약 이 순간을 만나게 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늘 설레이며 당신을 기다렸다고. 당신을 붙잡을 수 없어서 더욱 사랑했다고.
박형종   2013-11-18 (월)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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