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오늘 1학년 수업 때 전자의 에너지가 띄엄띄엄한 값을 갖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퀀텀점프(Quantum Jump)"라는 말을 소개하였다. 우리말로는 "양자도약"이다. 경제에서는 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경우에 퀀텀점프라는 말을 한다.
재미난 것은 사람이 퀀텀점프 하는 현상도 종종 발견된다는 것이다. 즉 발전이 연속적으로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점프하여 다음 계단에 올라서듯이 한 순간에 일어나는 경우다. 가령 게임중독에 빠진 사람이 점차적으로 게임하는 시간을 줄여가다가 게임을 끊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게임을 끊는다거나, 담배를 한 개피 씩 줄여나가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끊거나, 하루 저녁에 단식을 하면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것이 퀀텀점프다. 마찬가지로 아침 7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하루에 십분 씩 일어나는 시간을 앞당겨서 6시에 일어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작심하고 단박에 6시에 일어나려고 하다가 실패도 하면서 몇 차례 시도하여 결국 6시에 일어나게 된다. 대부분의 획기적인 발전은 이렇게 양자적으로 일어난다.
아마도 퀀텀점프는 인간이 원시생명체로부터 진화하는 동안에 흔히 겪었던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퀀텀점프가 없었다면 현재까지도 우리는 조금 더 기능적인 아메바의 모습으로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전자의 퀀텀점프가 외부에서 적절한 에너지(충격)를 받아야 일어나듯이, 사람이 퀀텀점프 하려면 알맞은 자극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한 권의 책일 수도 있고, 선생님의 가르침, 건강에 대한 의사의 경고, 부모님의 불호령, 시험점수의 충격, 여행지에서 겪은 체험일 수도 있다. 자잘한 에너지가 여러 차례 가해진다고 퀀텀점프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의 적합한 큰 에너지 공급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왜 잔소리가 효과가 없는지를 설명한다. 자잘한 에너지가 퀀텀점프를 일으키지 못하고 열로 사라지듯이, 잔소리는 사람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반항심을 일으킬 뿐이다.
퀀텀점프는 일반적으로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말하지만 퀀텀점프는 똑같이 아래로도 가능하다. 따라서 퀀텀점프에 성공한 후에는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새로운 상황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퀀텀점프가 일어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자주 일어나지 않고, 그러므로 다음번 퀀텀점프가 있을 때까지 기껏 올라선 위치를 다지는 오랜 기다림과 에너지의 축적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지루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금단 현상에 시달리거나 슬럼프가 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시기를 이겨내면 반드시 다음번 퀀텀점프의 기회가 오게 된다.
퀀텀점프에서는 첫 번째 점프에 가장 큰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다음 점프에는 점점 더 적은 에너지가 든다. 이것은 마치 위로 올라갈수록 한 계단의 높이가 점점 낮아지는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매우 힘들지만 그 다음은 쉽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미 오래전에 우리 조상들은 지혜롭게 이러한 퀀텀점프의 특성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나를 비롯하여 사람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퀀텀점프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점차적으로 나쁜 습관을 줄이고 좋은 습관을 들이려 하기 보다는 한 번에 퀀텀점프를 하는 것이다. 그 편이 훨씬 쉽고 경제적이다.
좋은 습관이 무엇인지는 누구나가 대개 잘 알고 있다. 다만, 조금만 더 (과거의 습관을 지속)하자는 생각에 번번이 퀀텀점프에 실패하는 것이다.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려다가는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당장 끊고, 오늘 바로 시작하자.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퀀텀점프를 위한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