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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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 안 하니까 안 된다


낮에 다산관 로비를 지나다가 우연히 어느 남학생의 노트북 바탕화면을 보게 되었다. 이외수씨가 붓으로 쓴 글을 스캔한 이미지였다. "존버정신". 그게 무슨 뜻인가 하고 보니 "존나게 버티는 정신"이란다.

나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예술가적인 독창성과 그 속에 담긴 뜻에 대해서 공감하는 바이지만, 그 말 자체가 귀감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학생에게 다른 것을 바탕화면으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무엇이 좋을까?

우리 집에는 가훈이라는 것이 없다. 여러 가지 좋은 말들이야 많겠지만, 딱히 그 중에서 어느 하나를 콕 집어서 가훈이라고 내세우기 어려웠다. 그래서 마트 같은 곳에서 무료로 가훈을 써준다고 할 때도 그냥 지나쳤었다. 막연하게 60년간 장사를 하시는 어머님이 평소 강조하시는 대로 "신용"이 어떨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입에서 불쑥 "하면 된다"가 좋겠다는 말이 튀어 나왔다. 흔히 가훈으로 쓰는 말이기는 한데, 내가 왜 그것을 추천했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잠재의식 속에 그런 도전 정신을 신조로 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것은 학생의 노트북 바탕화면으로 사용하기에도 손색없이 좋은 말이다. 나는 오늘 바탕화면용 이미지를 바다소에 올려주겠다고 했다.

퇴근 무렵에는 "하면 된다"라는 모토가 자꾸 내 머릿속을 떠돌았다. 그것이 워낙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약간의 양념을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 하니까 안 된다"를 붙이기로 했다.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만들까 하다가 직접 붓으로 쓰기로 했다. 문제는 내가 지금껏 한 번도 붓글씨를 써 본 적이 없다는 것. 그렇지만 "하면 된다"니깐 일단 해보기로 했다.

어려서 붓글씨를 배운 적이 있는 아내 덕분에 집에 벼루와 붓, 먹물이 있었고, 많은 화선지가 있었다. 저녁을 먹고 신문지에 연습을 해보는데, 역시 무리였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도 유분수지 어떻게 몇 시간 만에 명필이 되겠는가? 시원이는 신나서 내 옆에서 자기도 신문지에 글을 썼고, 보다 못한 아내는 잠시 솜씨를 뽐내다 방으로 들어갔다.

두 시간 정도 연습하고 밤 10시부터 화선지에 써보기로 했는데, 12시가 되어가니 그 많던 화선지가 몇 장 남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왜 이리 힘이 드는 것인지, 점차 팔에 힘이 빠지고 손이 떨리는 게 느껴졌다. 11시 반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적당히 타협했다. 계속 연습해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야겠다.



박형종 2014-05-14 (수) 00:47 글 822   답글 프린트 1   ▷6650 폴더 김연아처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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