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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빈 넘 웃겨!

15기가 행정위원입후보 한다고 두 명이 내게 사인을 받았다. 처음 받아간 학생은 다산관 2층 올라가는 계단에서 였다. 누군지도 잘 모르고 사인하는게 조금 마음에 걸렸다.
 
오늘 두 번째로 나빈이가 사인을 받으러 친구와 함께 교실로 왔다. 종이를 보니 이미 선배들과 두 명 선생님의 사인이 있었다. 그냥 사인하려다가 장난끼가 생겼다.
 
나: 내가 너가 누군지도 모르고 어떻게 추천 사인을 하냐? 연설이라도 한번 해봐라.
 
나빈: 지금 여기서요?
 
나: 그래.
 
나빈: (주저주저)
 
나: 그래가지고 행정위원하겠냐. 그냥 가라.
 
나빈: 아니 할게요. #$%^&*()#@..
 
나: 이제 영어로 해봐라.
 
나빈:  agfsfsfhvjecsencnvb ...
 
나: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으나 속으로는 왜 이리 웃기냐한다)
 
3분이 지나고 처음 가늘게 떠 있던 눈이 점점 커지는 것이 보였다.
 
나: 이제 됐어. 야 재밌다. 사인하기 전에 이렇게 발표시켜본 것은 너가 처음이야! 
 
3년전인가 9기 성민이가 생각났다. 다산관 1층에서 한가롭게 있는데 마침 성민이가 페이퍼를 열심히 읽으며 내 앞을 지나갔다.
 
나: 뭐야?
 
성민: 오늘 영어 시간에 강당에서 발표할 원고요.
 
나: 그래. 그럼 한번 내 앞에서 발표해봐.
 
성민: (잠시 머뭇거리다) *&%(*sn&^dfg!&^...
 
성민이는 5분을 쉼없이 발표했다.
 
나는 대단한데. 뭐 하나 하겠어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여학생은 그 해 하버드에 진학했다.
 
나빈이도 3년 열심히 하면 뭔가 되겠다 싶다.
박형종   2010-02-04 (목) 00:00   [1]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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