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 245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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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1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이번주는 내내 추웠다. 금요일 저녁. 한가로운 기분으로 영화를 한편 보기로 했다. 요즘 기말시험을 앞두고 시훈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가끔 기분 전환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영화는 "쥬라기 공원1"이다. DVD를 사 놓은 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 이제서야 영화를 본다. 어떤 부분은 전혀 새로웠고, 중간 중간 줄거리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아내와 시훈이는 전혀 기억을 못했고, 시원이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는 부랴부랴 에스프레소 마끼야또를 두 잔 뽑고, 아이들에게 줄 코코아를 스팀기로 따뜻하게 거품을 낸 우유에 타고, 아내는 츄러스를 구웠다. 8시에 보기 시작했는데, 10시쯤에 끝났다.
 
며칠 전에 시훈이는 시원이방 베란다에 있는 진열장을 뒤져서 스타워즈 시리즈, 매트릭스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꺼내 놓았다. 몇 년 전에 한 번씩은 본 것인데, 기억이 가물가물 한 모양이다. 그것들을 바로 보고 싶어했지만 시리즈는 방학 때 보기로 했다. 시훈이는 오늘 저녁을 먹으며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이 왜 1편은 12세 관람가인데, 2,3편은 15세 관람가인가를 물었다. 나는 싸우는 장면이 많아서 그렇다고 말해 주었다. 제 나이보다 너무 앞당겨 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아내와 시원이는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는 눈을 가리거나 의자 뒤에 숨거나 했지만, 시훈이와 나는 눈을 부릅뜨고 봤다. 시훈이는 중간에 오줌을 누러 가려다가 그 시간도 아까워 다시 돌아왔다.
 
나는 어렸을 적 겨울방학 때는 나무 장작을 땐 뜨거운 열기로 까맣게 탄 장판이 있는 아랫목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만화방에서 빌려온 만화책과 무협지를 재밌게 읽었다. 어렸을 적 얼마되지 않는 훈훈한 기억이다.
 
아이들은 또 자신들의 어린 시절의 겨울을 어떤 즐거움으로 기억하게 될지 궁금하다. 아마도 분명한 것은 해리포터 같은 환타지 소설 못지 않게 프로젝터와 120인치 스크린으로 본 영화들을 떠올리게 될 것이란 점이다.
 
바깥 날씨가 추울수록 프로젝터의 열기는 더욱 따스하게 느껴졌고, 뜨거운 램프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색색의 빛들은 눈처럼 하얀 스크린에 반사되어 아이들의 눈에 신비롭게 아롱졌다.
박형종   2011-11-25 (금)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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