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종 - 휘닉스아일랜드, 성산일출봉, 자연사박물관, 도립미술관 / 꿈을 이루는 바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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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닉스아일랜드, 성산일출봉, 자연사박물관, 도립미술관

밤 1시쯤에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자니 멀리 한라산 쪽에서 번개가 치는 것이 보였다. 그 번개는 점점 더 우리 텐트 쪽으로 다가왔다. 자기 전에 텐트를 지지하는 끈을 조이고, 혹시 바람에 날아갈지 모르는 것들을 텐트 안으로 들여놓았다. 역시 간밤에 매우 환한 번개가 치고, 비도 많이 왔다.

지난 토요일에는 김인석선생님네와 점심으로 간단히 떡볶이를 먹고 그 동안 쌓인 빨래를 하기 위해 휘닉스아일랜드로 갔다. 아내가 코인 빨래방에서 빨래를 하는 동안 시훈이는 서서 타는 세 발 모터카를 탔고, 나머지 사람들은 휘닉스아일랜드를 산책했다. 강한 태양에 길이 뜨겁게 데워져 걷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유로점프라는 것을 하고, 함께 해마 열차를 타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까지 올라갔다.

저녁을 성산일출봉 밑의 식당에서 오분자기 뚝배기 등으로 먹은 김에 시간이 조금 늦기는 했지만 성산일출봉을 올라가보기로 했다. 시원이는 휘닉스아일랜드를 산책할 때도 업어달라고 졸랐었는데, 끝까지 잘 올라갈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그런데 밥을 먹고 나서는 힘이 나서 올라갈 수 있다고 하더니, 정말로 유민이와 함께 안내 브로셔를 들고 앞장서서 마치 가이드하는 사람처럼 재잘거리며 다녔다. 그 덕분에 쉽게 정상까지 올라갔다. 중간중간 아래를 내려다보니 성산포구의 야경이 일품이었다. 저녁 8시 15분쯤에 내려왔는데, 8시 30분에 등산로의 조명등을 끄기 때문에 그 전에는 내려오는 것이 좋다.

텐트에 오니 목장주인이란 닉네임의 아저씨가 우클레나와 기타를 치며 요들송을 불러주시러 우리 텐트로 오셨다. 이렇게 환상적인 캠핑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아이들은 밤 11시가 되자 요들송을 들으며 잠에 빠져들었다. 우리는 밤늦도록 그 분의 40일간의 유럽캠핑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 일요일에는 삼대국수에서 점심을 먹었다. 소문난 집 답게 사람들이 가득찼다. 고기국수, 멸치국수, 비빔국수, 열무국수를 골고루 시켰다. 모두 맛을 보았는데 우리 입맛에는 시원이가 시킨 비빔국수가 가장 맛있었다. 반쯤 먹다가 시원이는 오빠의 멸치국수와 바꾸고, 나는 아내의 열무국수와 바꿔 먹었다. 열무국수는 시원해서 좋았다.

국수로 배를 채운후 바로 앞의 자연사박물관에서 제주도의 자연과 생활풍습에 대한 관람을 했다. 마침 해설사분께서 한시간 가량 퀴즈도 내가며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셔서 유익한 관람이 되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도립미술관. 키네아트도 재미있었고, 다른 미술품들도 다채롭고 볼만했다. 작년 제주 현대미술관에서 보았던 강지만씨의 작품들을 이곳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얼굴만 크게 희화적으로 그려서 인상에 오래 남는다.

롯데마트에서 장을 본 후에 저녁 7시 반쯤에 야영장으로 와서 산장주인네를 초대해서 바비큐를 했다. 식사 후에 아이들에게 우클레나로 두 곡을 치는 것을 가르쳐주셨고, 이쁜그림이라는 요들송도 가르쳐주셨다. 밤 10시반까지 음악과 노래가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어디서도 구하기 힘든 깜짝 선물이다.

박형종 2011-08-01 (월)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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