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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서재로?

(2007.07.18)
 
요즘은 주말마다 뭐하지 하는 생각에 가끔 머리가 아픕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거리가 되고, 나와 아내에게도 즐겁고, 신선한 볼거리이며, 유익하고 또한 저렴하기까지 해야 하니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을 주말마다 찾아낸다는 것은 두통거리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꽤 만족스러운 편이긴 했지만요.


어제 제헌절날 인천에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에 덕평휴게소에 들러 멋있게 만든 휴게소를 구경하며 사진을 몇 장 찍고, 어머님, 누님과 송도의 괜찮은 식당(대도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 오는 길에 코엑스에 들러 옷도 사고, 서점에서 책을 보고, 퓨전 중식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원주에서 인천을 왕복하는데 중간에 서울을 들른 것까지 대략 5시간을 좁은 차 안에 있었던 셈입니다. 그 시간 동안 시훈이는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 한잠도 자지 않고 계속 질문해댑니다.

"아빠 컨트롤이 뭐야? 저기 컨트롤 박스라고 써있는데.." "컨트롤은 조정한다는 거야. 너 무선 자동차를 리모컨에 있는 버튼을 눌러서 조정하지. 그렇게 신호를 보내서 조정하는 것을 컨트롤이라고 해."

"아빠 왜 터널에는 길이 없어?" "터널을 만드는 것은 돈이 많이 들거든. 그래서 되도록 터널을 작게 만들려고 갓길은 만들지 않는거야." "그런데 작은 길이 있는데?" "그것은 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라 터널에서 사고 났을 때 사람들이 빠져나오는 길이야."


언뜻 사소해 보이고, 그냥 무시해도 되는데. 나는 최선을 다해 가장 간단하고 명료한 답을 찾아내기에 바쁩니다(물론 정말 잘 모르기 때문에 솔직하게 아빠도 잘 몰라하고 대답하는 질문도 여럿 있구요).


마치 어디를 가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자동차에 앉아 있다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입니다. 길은 계속 바뀌지만 아들과 나의 거리는 다섯 시간 내내 50센티미터도 되지 않습니다.

시훈이가 귤, 과자, 오징어를 먹고, 음료수를 마시고, 동생이랑 노래를 부르는 그런 시간들만이 내가 잠시 운전하며 여러 상념에 빠져 있을 수 있는 짧은 시간들입니다.


요즘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치우고 거실을 서재로 만들자는 유행이 불고 있는데요. 저는 선뜻 그렇게 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어린 시절 유일한 즐거움이 만화책, 무협지 보는 것과 함께 텔레비전 보는 것이었다는 향수 때문만은 아니고, 텔레비전이 때때로 책을 뛰어넘는 훌륭한 영상을 제공한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 같아서입니다(저는 텔레비전을 일주일에 두 번 아이들과 함께 스폰지송 보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디를 서재로 만들던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요? 꼭 서재가 책이 쌓여있는 곳만도 아니고, 아이들과 함께라면 그곳이 바로 아이들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훌륭한 서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식구들이 모두 모여 있는 좁은 자동차 안에서처럼요.


시훈이 일기..

제목: 가족 나들이
인천할머니 뵈로 가는 길에 덕평휴게소에 잠깐 들렸는데 거기에 공룡도 있고 연못도 있었다. 그리고 다시 인천으로 갔다. Inchong에 있는 연안부두에 가서 할머니랑 같이 점심밥도 먹었다. 그 다음엔 서울로 갔다 서울에 있는 coex에 가서 책도 보고 저녁도 먹었다. 참 즐거운 하루였다. 끝^^
박형종   2007-07-18 (수)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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