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80 페이지
1870개  
체육부장이 된날   [2] 2013-03-17 박시훈
운동하는 이유 2013-03-12 박형종
행동 트리거와 물백묵보드 2013-03-11 박형종
목표통장 2013-03-09 박형종
감사통장 2013-03-09 박형종
⊙ ◁ [271][272][273][274][275][276][277][278][279]280 ... [374] ▷ 
말 안듣는 카드?

(2006.03.08)
 
"아빠, 요즘 카드들이 내 말을 잘 안듣는다."

방금 전에 잠자러 어서 들어오라는 엄마의 호령을 듣고 안방으로 들어가면서 내 방 책상 위에 놓여있던 유리왕 카드들을 황급히 들고 가다가 카드 한 장이 바닥에 떨어졌고 그것을 주으면서 시훈이가 한 말입니다.

재미있는 말이라고 잠시 나홀로 웃다가 조금 더 생각해보니 그동안 너무 각박하게 산 것은 아닌가 반성이 되더군요. 아이는 부쩍 크는데 요즘 들어 책 한 권 읽어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밤 9시 정도면 혼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런저런 일을 할 생각으로 얼른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지요. 오늘도 시훈이의 그 말이 없었더라면 지금쯤은 이 글을 쓰는 대신에 다른 작업을 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아빠는 일곱살 난 아들에게 말 잘 안듣는 카드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놀아달라고 여러번 떼를 써야 조금 놀아주는 시늉만하니 말이죠. 오죽하면 지난 일요일 미용실에서 나란히 머리를 깍으면서 우리 아빠는 맨날 컴퓨터만 한다고 흉을 보았을까요.


이제 조금만 더 여유롭게..

그 날 아침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다 부러진 소나무 가지들을 몇 개 집으로 가져오며 시훈이가 나에게 내밀었던 향긋한 봄 솔잎 내음처럼..

어제 회식에서 늦게 9시쯤 들어왔는데도 '아빠다'하면서 안방에서 뛰어나와 반갑게 맞아주는 아이들에게 미안하여 잠들기 전에 읽어주었던 미운오리새끼의 꽥꽥대는 소리처럼..

이 아름다운 시간들이 들려주는 신호에 귀기울이고 몸을 맡겨보고 싶네요.
박형종   2006-03-08 (수) 20:08   인쇄


다음 글 《 관성의 법칙-아침조회 훈화 》 박형종

이전 글 《 두 가지 삶의 모습.. 》 박형종
 
구독 79명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바다소 인텔리전스(BI)는 바다소 서버를 매개로 발전하는 인간지능을 뜻합니다. 그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정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멋진 지능들의 동맹인 바다소 인텔리전스 동맹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사진   FAQ
박형종 -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동영상
알로하~ 하와이 인사말에서 배우는 현대의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법 | 박형종 2026.8.31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