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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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삶의 모습..

(2005.12.03)
 
두 달 전쯤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아직도 정정하게 활동할 연세신데 뇌종양으로 돌아가신 것이지요.

장례식장을 다녀오고 나서 이러저런 일로 바쁘다가 며칠전 생전에 그 교수님의 모습중 한 단편이 떠올랐습니다.

어느 날이신가 우리 연구실로 들어오셔서 매우 바쁘다며 원고의 일부분을 워드로 쳐달라는 것이었는데요.. 마감 시간이 한참 지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자신은 마감시간이 다가와야지만 능률이 최대가 되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다른 일을 하다가 항상 마감 전 날쯤이 돼야 글을 쓰기 시작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때 제 나이 23살이고 저도 시험을 코 앞에 두고서 공부하던 습관이 이미 몸에 배어있던 상태였지요. 그래서 그 말씀에 당연히 그렇다는 듯이 이해되었었구요. 그런 생활 태도가 선생님이 된 지금까지도 별 변함없이 지속되었었지요. 학교에서 시험 문제 제출하라면 마감 전날에서야 준비하는 식으로..


제가 살펴본 바로는 대부분이 그런 방식으로 사는 것 같고, 학생들도 대개 평소에 공부하지 않다가 시험전에 벼락치기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그 반대 방식으로 미리미리 준비하고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비율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마감 전 또는 약속시간 직전에 허둥댈 때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경우는 뭔가 예상치 못한 사건이 생겨서 더욱 지체되는 것이지요. 그 때 받는 스트레스는 대단합니다.


그런데 일주일 전 우연하게 시험문제를 평소와 다르게 며칠 일찍 출제하였던이 그 후 며칠 동안 매우 한가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출제하는 동안 다른 '하고 싶은 것'들은 뒤로 미뤄야만 했지만 그것들은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지요.

그렇게 며칠 지내다보니 내가 이전에는 왜 항상 막판에 쫓기며 살았는가 반성이 되더군요. 이제부터라도 시간적이나 정신적으로 여유롭게 여백을 두며 사는 방법을 배워볼 생각입니다.


20 여년 전 교수님의 약간 오버하는 듯한 유머와 45분 농담하고 쉬는 시간 포함해서 막판에 10분간 벼락치기로 수업하시던 것, 버럭 화를 내시는 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한데.. 교수님이 좀더 여유로운 흐름 속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하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부디 평온하시길..
박형종   2005-12-03 (토)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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