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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과 사기꾼
(2004.09.30)
5일간의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밤이라 그런지 또는 며칠동안 폐인처럼 몰입했던 「형수님은 열아홉」때문인지.. 감정이 말랑거려서는 별로 손에 잡히는 일이 없네요.
지난 일요일에는 12시간 동안 「형수님은 열아홉」 총 11회 분을 하루에 다시보기 했구요. 여러 장면들이 어른거려 지금 후유증이 만만치 않네요..
그 장면들 중에 유민의 동생 강표가 사기를 당하는 장면도 있지요. 그것을 보다가 지난 7월말에 당한 사기가 떠올려지더군요.
작은 노트북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스팸메일로 마침 그 노트북을 30%나 싸게 판다는 말에 현혹되어 별 의심없이 172만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리고는 학교의 비치캠프를 주관하느라고 바쁘게 며칠을 보내고 와보니 보내준다는 노트북은 오지않고 전화도 안되고 잠적한 상태더군요.
난생 처음 당하는 일이라 황당하고, 나 자신이 바보같아서 기분도 되게 나쁘고 돈도 꼭 다시 찾고 싶었지만 경찰서에서 조서를 꾸민지 두 달이 지나도록 범인을 잡았다는 연락이 없네요.. 이제 포기해야 할 듯.
그나마 시간이 얼마간 지났다고 이제는 마음 편하게 잠 잘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또한번 황당했던 일로 아내와 함께 프랑스와 주변국을 여행하다가 파리 지하철에서 일단의 청소년에게 지갑을 도둑맞은 것도 덩달아 기억나네요..
당시 나는 작은 가방을 앞쪽으로 매고 그 속에 여권이랑 지갑을 넣어 두었는데요. 어린 학생들 몇이 지하철에서 자기들끼리 시끌벅적하게 요란을 피우더니 괜스레 내 발을 밟고 그러더군요.
나와 내 옆에 있던 아내는 재밌다고 보다가 몇 정거장을 지나고 목적지에 내려 얼마간을 걷다 지갑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지요.. 없어진 것은 신용카드 4장과 프랑스 돈 700프랑(약 15만원 정도).. 그 돈으로 막바지 여행을 하려던 우리의 계획은 완전히 망가지고 기분도 정말 잡쳐서.. 당장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했지요. 돈도 없고 카드도 없으니 별 수도 없구.
당시 우리는 내가 프랑스 유학 시절 자취하던 레만 부인 집에 머물고 있었는데 한국으로 신용카드 분실신고를 하던 내 사정을 듣더니 레만 부인이 500프랑을 선뜻 주시더군요.. 그 돈으로 계획했던 여행을 마저 다녀오라면서. 너무나 감사했지요 ^^;
참말로 앞이 캄캄한 상황에도 비관만 할 것은 아닌가 봅니다. 이것은 5년전 일이군요.
정말 세상에는 도둑도 있고, 사기꾼도 있는가봅니다. 텔레비전 드라마 속에만 있고, 신문 뉴스에서만 만나는 존재인지 알았었는데요..
글을 쓰는 동안 12시가 넘었네요. 아함~~ 책가방도 싸놓았고.. 일찍 학교가려면 지금 자야겠습니다.
요즘은 왜이리 하고 싶은 것이 많은지.. 해야할 것도 많은데..
박형종
2004-09-30 (목)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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