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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발 자전거

(2004.09.10)

요즘은 날씨도 좋구하여.. 저녁만 먹으면 다섯 살난 시훈이가 밖에 나가 놀자고 조릅니다.

단 30분이라도 밖의 바람을 쐬어야 기분이 좋아지나 봅니다. 저녁 7시반 무렵 친구들도 없고, 차들이 분주히 나가고 들어오는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한동안 타지 않던 네발 자전거를 끌고 돌아다니는 것이죠.

그저께는 시훈이와 같이 책을 전해주러 택배사무실로 갔습니다. 아파트의 계단과 둔턱을 몇 개 거쳐 자전거를 탔다 내렸다하며 나 혼자면 2분도 안걸리는 거리를 20분 정도에 다녀왔지요.

집으로 오면서 가게 앞 조금 경사진 길을 오르면서 물어보더군요..

아빠 왜? 자전거 타고 내려갈 때는 빠른데 올라갈 때는 느려?

흠...


글쎄 어떻게 중력과 가속도의 법칙을 이 어린 꼬마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올라갈 때는 땅이 시훈이를 끌어당겨서 올라가기 힘든거야.. 하고 대답을 하긴 했지만 아마도 만족스러운 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어제도 네발 자전거를 타고 나왔는데요.. 시훈이는 앞에, 나는 뒤에 타서 작은 패달을 밟아가며 돌아다녔습니다. 시훈이가 두 손을 앞으로 쭉 뻗으면 직진, 왼손을 들어올리면 좌회전, 오른손을 올리면 우회전, 두 손을 위로 쳐들면 정지. 우리는 우리들만의 신호를 약속하며 주차한 차에 부딪히기 직전에 방향을 틀거나 하면서 놀았지요..


시훈이가 앞으로 두 팔을 쭉 뻗고, 내가 전속력으로 직진할 때, 아마도 그 네발 자전거의 속력은 시훈이에게는 세상의 어떤 비행기보다도 빠르고 위험한 것이었을겁니다.
박형종 2004-09-10 (금)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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