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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의 여름 밤.

(2002.08.06)

오늘 3학년 담당 선생님들이 저녁 회식을 하고, 저는 학교에서 잡니다. 다산관(주로 자연계 선생님들의 교실이 모여있는 곳) 입학관리실에 들렀다가 전은련 선생님, 나종욱 선생님과 함께 운동장 트랙을 5바퀴 정도 거닐었습니다.

비가 바람과 함께 막 퍼붓다가도 몇 걸음을 떼면 다시 잠잠한 밤 8시 50분. 쓰나마나한 우산 아래로 마치 워터스크린처럼 멀리 다산관과 충무관 현관에 동그랗게 앉아 몇 무리의 여름 캠프생들이 9시부터 있을 연극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누굴까? 반대편에 트랙을 달리는 2명이 보이는군요. 물통에 빠진 생쥐모양으로 달려오는 저들은.. 아~ 3학년 유정기와 이상훈. 자습 사이 쉬는 시간에 이렇게 달리네요. 자연계 학생과 인문계 학생이 사이좋게.

바지가 물에 흠뻑 젖어 이제 그만 다산관으로 들어가니 강당에서는 캠프생들이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습니다. 6기(현재 2학년 학생들)와 7기가 바쁜 중에도 자원봉사를 해서 연극도 지도하고, 무대에 참조출연도 하는군요. 11명의 사물놀이 패도 흥을 돋우고(비록 3개월만의 공연이라 엇박자가 나기는 했지만 ^.^) 그들의 면면을 보니, 강성지, 변익주, 문용석, 장재혁 등등 인물들이 다 모여있네요.

바로 옆에서는 은정이가 연극이 끝나면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춤을 출 것이라며 분주하고 움직이고, 재화는 자기가 지도한 조가 연극하는 것을 보고 가랍니다. 강당 맨 끝 의자에는 항상 학생들의 행사를 빠지지 않고 돌봐주시는 황형주 선생님도 계시네요.

옷이 너무 젖어서 불편하기는 했지만 강당 뒤 창문쪽 난간에 걸터앉아 여러 조의 연극을 보았습니다. 중학교 1학년 또는 2학년으로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전혀 얼굴도 모르던 학생들이 연극을 한답시고 서로 부등켜앉고, 열심입니다. 연극에 호응이 없으면 즉석 개인기까지..

김병윤, 고훈, 김보현 등등 12명의 졸업생들이 캠프 도우미로 활동하는 모습도 인상적이군요. 그 밖에도 정유석, 김재욱, 곽승재 등의 졸업생들도 조교로 학교에 와있는 중이어서 학교는 그야말로 1기에서 10기 후보들까지 10개 학년의 학생들로 바글거립니다.

이 더운 여름. 그들이 이곳에서 몸을 부대끼며 싹틔우는 우정, 그들을 넉넉하게 받아들이는 이곳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교감선생님은 교무실 의자에서 잠시 주무시네요 ^^; 기숙사에 올라가셔서 편히 주무시지 않고..)



총총한 별 대신에 비와 심술궂은 바람을 잔뜩 머금은 구름을 대합니다. 오늘은 그마저도 정겨운 밤입니다.
박형종 2002-08-06 (화)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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