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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 281 페이지
세계자동차박물관 구경   [2] 2010-07-30 박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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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제버거

새벽에 엄청난 바람과 비 때문에 잠을 설쳤다. 큰 바람 소리가 나면 눈을 떠서 그늘막텐트가 잘 있나 확인해보기를 십여차례 했다. 아내와 시훈이도 마찬가지 였던 모양이다. 다행히 아침 9시경 비와 바람이 그쳤고, 텐트를 확인해보니 텐트가 무너지거나 비가 샌 흔적은 없었다.
 
늦은 아침을 빵으로 먹고 점심을 먹으러 크라제버거로 갔다. 서울 코엑스에서 크라제버거를 두 번인가 들렀었는데, 수제 햄버거라 그런지 더 맛있었다. 제주의 크라제버거는 50호점이라 한다. 중문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책자에 10%할인쿠폰이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었다. 용두암 근처에 멋진 바다경치를 앞에 두고 자리를 잡았고, 건물 모양과 인테리어가 멋졌다. 메뉴로는 제주의 특색에 맞게 흑돼지햄버거, 보말스파게티 등이 있었고, 마게리타 피자도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그 앞의 바닷가를 가볍게 산책했다. 비온 뒤의 따가운 햇살이 일직선인 파란 바다와 그 끝에 올망졸망 놓인 검은 돌들 사이에서 다채롭게 반사되었다.
 
근처에 있는 자연사박물관에는 3시경에 도착했다. 관람료가 2800원밖에 하지 않아서 부담이 없었다. 그래도 볼거리는 제법 풍성했다. 제주를 찾은 새들이란 주제로 특별전시를 했고, 제주의 동굴, 생활사, 해양 동물들을 박제와 모형으로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두 시간 반 정도를 관람하고나니 뜨거운 햇살이 한풀 꺾여 있었다.  
 
모구리로 돌아오는 길에 명도암유스호스텔을 들러, 절물자연휴양림쪽으로 드라이브를 하였다. 작년에 절물자연휴양림을 들렀을 때는 안개가 자욱하여 운전하기가 힘들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맑아 상쾌했다. 제주에서 유일하게 양을 볼 수 있다는 목장을 지나며 진짜로 유유자적하게 풀을 뜯고 있는 한 무리의 양들도 볼 수 있었다. 
 
내가 떡볶이를 해서 저녁을 먹고, 설거지도 내가 했다. 그리고는 아이들과 축구를 하고, 아내와 함께 워터드립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캠핑을 올 때 3병을 만들어 왔는데, 벌써 2병을 다 마셨다. 아직 한참 더 캠핑해야 하는데..
 
괸리소에 가서 26일부터 15박에 대한 캠핑비로 6만3천을 냈다. 지난번에 이틀 야영비로 8천4백원을 냈으니 숙박비로는 총 71,400원을 낸 셈이다. 하루 민박비 정도이다. 이것이 내가 성수기에 제주에 있을 수 있는 이유이다. 작년에 텐트를 산 것은 제주에 오기 위한 것이 아니었지만, 캠핑이 아니었다면 이런 성수기에 제주에 올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이 5번째 제주에 온 것이다. 결혼하고 2년 뒤에 아내와 단 둘이서, 시훈이와 셋이서, 어머니 칠순 때 어머니와 누님을 모시고, 그리고 작년의 캠핑과 올해의 캠핑. 작년에는 제주에서의 캠핑이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올해는 훨씬 편안하다. 장비도 작년의 경험을 살려 그늘막텐트, 키친테이블, 바비큐테이블, 캠핑의자, 벤치의자, 트윈스토브 등을 보강했다. 그들이 모두 자기 몫을 잘 하고 있다.
 
오늘 새벽의 험한 날씨 때문에 피곤했는지, 가족들이 금새 잠이 들었다. 옆 텐트에서 아저씨들이 담소를 나누는 소리가 풀벌레 소리에 얹혀 나지막히 들린다. 내가 잠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다. 바람에 다시 텐트가 펄럭인다. 그런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박형종   2010-07-28 (수) 22:57   [1]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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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종   그렇지 않아도 오늘 우도에 다녀왔습니다. 무주에 좋은 캠핑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여름 휴가철에는 다른 캠핑장과 마찬가지로 자리를 차지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 저희는 제주에서 나오는 길에 지리산 달궁캠핑장에 들를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주도 자리만 있다면 좋을 것 같네요. 작년에도 제주에 오래 있다보니, 막판에는 지쳐서 하루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어 직접 원주로 돌아갔었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다른 선생님 가족하고도 육지에서 캠핑을 하게 되면 연락하여 같이 하자고 했는데, 그때 함께 하신다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네요.
2010-07-29 21:47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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