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작은 이야기
크라제버거   [2] 2010-07-29 박시훈
크라제버거   [1] 2010-07-28 박형종
제주공항   [1] 2010-07-27 박형종
승마   [1] 2010-07-26 박형종
트릭아트뮤지엄 2010-07-25 박형종
1601 281[282][283][284][285][286][287][288][289][290] ... [321]  
승마

장인,장모님이 제주도에 오셔서 야영장에 들리셨다. 장인어른이 표를 끊어준 덕분에 알프스승마장에서 아내와 시훈, 시원이가 승마를 탔다. 아내는 말을 타보고 싶어했는데 비용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건너 뛸뻔 했다. 나는 승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시원이는 재미있었는지 또 타고 싶다고 했다. 10분 남짓 말을 타고 산책을 할 때 어린 말 하나가 일행을 따라다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아마도 우리 가족을 태운 말 가운데 자기 어미가 있는 모양이다. 자기만 떼어놓고 갈까봐 따라다니는 것 같았다.
 
한동안 시훈이와 시원이는 승마 후유증을 겪었다. 야영장 바닥에서 나뭇가지를 주워다가 내 엉덩리를 치며 "이랴! 따그닥따그닥"하는 놀이를 했다 ㅠ.ㅠ
 
말타기 체험을 하고, 오조리 해녀의 집으로 가서 전복죽을 먹었다. 내가 제주에 올 때마다 들르다시피 하는 곳인데, 장인어른도 그곳에서 전복죽을 드시고 싶어하셨다. 맛은 그렇게 특별한 것을 모르겠는데, 해녀가 하는 집이라는 점과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는 경치가 빼어난 점이 맛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점심먹고 홈플러스에서 잠시 장을 본 후에 컨벤션센터에 들러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오후 4시임에도 불구하고 던킨도너츠의 도너츠가 거의 다 팔려 몇 개 남지 않았다. 하루에 팔릴 양을 미리 예측해서 준비했을텐데, 성수기임을 실감했다.
 
덤장에서 정식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장인, 장모님은 서귀포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제주시에 있는 숙소로 돌아가셨다. 그분들이 제주에 온 것은 우리가 캠핑하는 모습도 궁금하고, 손자와 손녀도 보고 싶으셨기 때문인 것 같다. 두 분다 캠핑을 좋아하실 타입은 아니다.
 
나는 언제까지 캠핑을 하게 될까? 시훈이가 중학생이 되어서도 캠핑을 하겠다고 따라올까? 고등학생이 되면? 대학생이 되면? 캠핑장에서 종종 볼 수 있듯이 언젠가 나 혼자 캠핑을 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어렵사리 마련한 장비들을 창고에 썩히지는 않을 것이다.
 
시훈이는 시원이랑 차 안에서, 야영장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재미있게 놀았다. 나하고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서서 함께 양치질을 하였다. 옅은 구름에 둥그런 달이 노랗게 보였다. 양치질 후에는 캠핑장을 돌며 신기한 텐트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함께 찬물에 몸을 떨며 샤워를 했다.
 
오늘은 7월말의 월요일이라 여름휴가를 온 사람들로 캠핑장이 만원이다. 늦은 밤에도 차에서 짐을 내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아내가 세어보니 승용차는 두 대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SUV차량이란다. 차도 큰데 그 위에 루프백을 얹은 차도 여럿이다.
 
지금은 하얀 달이 내 눈 앞에 떠있고 달무리가 나눗잎들 사이로 보인다. 귀뚜라미 소리가  캠퍼들이 나긋하게 대화하는 사이에 섞여서 정겹다. 텐트 안의 불빛은 차차 어두워지고, 사물들이 하나 둘 조용히 어둠 속에 빨려들어가고 있다.
박형종   2010-07-26 (월) 23:40   [1]   인쇄


다음 글 제주공항박형종

이전 글 트릭아트뮤지엄박형종
박형종   저도 언제까지 캠핑을 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과 함께가 아니더라도 혼자서라도 가끔은 캠핑을 하고 싶네요. 캠핑카는 꿈이지만.. 나중에 잠시 렌트해서 쓰게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입니다.  
2010-07-28 09:42  답글
 
구독 54

박형종의 물리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