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혜진
어제 낮 실험실에 4기 노혜진이 왔다. 학교 다닐 때도 이뻤는데 이제 연예인급의 미모를 보여주어 깜짝 놀랐다. 유학갔다와서 작년에 유명한 국책연구소의 거시경제 연구원이 되었단다. 두 명의 동료 연구원과 함께 학교를 방문한 것이다. 학교 다닐 때 AP통계를 잘하더만.. 다음번에는 4기 애들과 함께 올거라고 했다.
혜진이가 가고나서 실험실에서 실험하던 15기 배수빈은 그 이쁜 선배가 누구냐고 관심있게 물어봤다.
내가 학교에 왔을 때 4기는 2학년이었다. 워낙 괴짜들이 많아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퇴근하는 차 안에서 그 때의 추억이 자꾸 떠올랐다.
김성근, 박장흠, 고훈, 김윤겸, 오유진, 장준, 허조,...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학생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편인데도 4기 이름은 술술 외우고 있다.
내 아들 시훈이 이름도 4기 아이들과 수업 시간에 지은 것이다. 처음에는 딸인줄 알고 시은이라고 지었다가 낳고보니 아들이어서 부랴부랴 다시 지은 것이 시훈이다. "시원시원하고 훈훈하게" 살라는 뜻은 내가 붙였다. 이름값으로 피자 3판을 시켜주었다.
15기들은 11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학교에 찾아올까? 내가 그때까지 학교에 있을까? 그래서 26기에게 그들의 신화와 전설에 대해 말해줄 수 있을까?
그래! 어제와 오늘의 실패와 성공에 대해 집착하지 말자. 먼 미래에 그 자체가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아니 그렇게 되도록 오늘과 내일 멋지게 노력하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