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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 285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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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커피

여름이라 시원한 메뉴를 공급하기로 했다. 오늘 출근 길에 집에서 유리컵 두 개를 가져왔다. 시럽도 챙기는데 때마침 일어난 아내의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돈 내고 가져가요". 뜨끔. 애드립으로 위기를 탈출한다. "일단 써보고.."
 
아내는 살림살이가 집에서 하나씩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커피를 그라인더로 가는 사이 얼음을 싸고 있다. "얼음은 학교에 있어."
 
담임 시간에 반장 의철이가 일찍와서 설문지를 반 아이들 책상 위에 일일이 놓는다. 성실한 반장이다. 오늘따라  반 아이들이 늦다. 기말시험을 코 앞에 두고 잠자는 시간이 부쩍 줄어들고 일찍 일어나기도 힘들 것이다. 분명히 아침 등교시간을 맞추기 위해 기숙사 앞을 쏜살처럼 달렸으리라.
 
희준이가 덥다고 한다. 나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누구 아이스커피 마실하고 사람"하고 물어본다. 거의 대부분이 손을 든다. 유리컵은 단 두 개뿐이다.
 
얼음을 가득 담은 유리잔에 에스프레소를 뽑는다. 검고 뜨거운 커피가 유리잔에 담긴 투명한 얼음을 녹인다. 그러면서 검은 커피도 얼마간 투명해진다. 거기에 시럽을 넣고 그것을 다시 넘치게 얼음을 담은 두 개의 유리컵에 따른다. 
 
희준이와 동관이가 처음으로 맛을 보았다. 그리고 반 아이들이 한 모금씩 먹는다. "와~ 진짜 맛있다"라는 감탄이 쏟아진다. 나도 맛을 보고 싶었지만 건강검진 때문에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그래도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 그 맛을 짐작할 수는 있다. 오늘은 스타벅스를 저멀리 벌레들의 별로 날려버린 것 같다. 무더위도 그 만큼이나 멀리 갈 수 있었으면..
 
물리1 수업의 쉬는 시간에도 아이스커피를 두 잔 더 탔다. 학생들이 많아 몇 명 마시지는 못했지만 반응은 역시 뜨거웠다. 컵이 두 개 밖에 없에 하루에 두 잔만 탈 것이라고 했더니 인영이는 자기 방에 있는 컵을 가져오면 되냐는 발칙한 말을 했다.
 
내일은 모의고사고 다음주는 기말고사다. 아이스커피만큼이나 청량하게 시험에 임했으면 한다. 
박형종   2010-06-15 (화) 12:08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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