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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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토요일

하루 종일 날씨가 좋은 토요일이었다. 일어나자마자 바다소 레이아웃을 조금 바꿨다. 덕분에 맵이 한 눈에 잘 보인다.

아침 먹고 약국에 가서 눈약을 샀다. 몇 해 전부터 찬 기운이 돌 때쯤이면 재채기가 나면서 눈이 충혈 되고 가려운 알러지 때문에 고생을 한다. 차를 병원 건물에 주차한 김에 아내와 함께 롯데시네마가 있는 주변 일대를 걸었다. 20년 전에 이 근처에 살 때 생각도 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그 동안 같은 자리를 계속 지키는 가게는 거의 없었다. 그래도 길은 그대로라서 낯설지 않았다. 집에 가기 전에 시립도서관에 들러 잡지도 몇 권 읽었다.

점심에는 내가 모처럼 짜장면을 끓였다. 보통 달걀 프라이도 하지만 오늘은 시간이 부족해서 생략했다. 그래도 맛있었다. 디저트로 복숭아와 티라미슈를 먹었다. 날이 좋아 선베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대로 거실에 있던 리클라이너를 베란다 가까이서 밖을 바라보도록 놓아보았다. 잠도 올까 의아해하며 누웠는데 다리 쪽이 햇볕을 받아 따뜻했고 편해서 정말로 잠깐 잠이 들었다. 가을에는 그렇게 일광욕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낮잠은 침대에서 자는 게 꿀맛이다. 안방 큰 침대로 가서 한 시간 정도 자려고 했는데 두 시간이나 잤다.

저녁은 양고기를 하는 식당에 가서 먹었다. 지난 목요일 선생님들과 회식을 했던 곳인데, 이틀 만에 다시 가서 먹어도 맛있었다. 식당을 나오니 노을이 절정이었다. 저녁노을 보기에 명당인 반곡역으로 가서 한참동안 사진을 찍으며 형형색색의 인공적인 조명을 덮고 있는 붉은 노을을 구경했다. 그리고는 파스쿠찌로 가서 카라멜 아이스크림이 올라가 있는 커피를 마셨다. 황골 길카페 가는 길의 파스쿠찌는 매장이 넓고, 먹을 것이 다양하고, 시내를 내려다보는 뷰가 좋아서 즐겨 들르게 된다. 밤 9시가 조금 넘어서 카페를 나왔다.

아침부터 밤까지 날씨가 완벽해서 즐거운 하루였다. 내일 일요일도 그랬으면 좋겠다.
박형종   2021-09-04 (토) 23:46   인쇄
박성민 노준영님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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