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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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

어떠한 위대한 작업도 시간의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작업은 세상에서 빛을 볼 수 없다. 어린 나이에 놀라운 업적을 남기는 천재들도 있지만, 나를 포함하여 대개의 사람들은 오랜 기간 노력을 기울여도 신통치 않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흔하다.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뭔가를 내놓을 수 있다면 그런대로 다행이라고 말할 만하다.

오늘 아침 부슬비가 내리는 동네를 우산을 쓰고 짧게 산책했다. 매번 다니는 길이지만 비가 내리는 풍경은 낯설다. 큰 우산이 가는 빗방울을 막아주었음에도 집에 들어올 때쯤에는 신발이 다 젖었다. 굵어진 비가 코앞에서 내리는 것을 구경하며 베란다에서 아침을 먹었다. 까망베르 치즈, 살짝 구운 베이글, 따뜻한 커피가 살짝 서늘해진 공기와 잘 어울렸다. 밤새 제법 비가 왔었는지 작은 개울에서 센 소리가 났고, 힘껏 재잘거리던 새들은 비를 피하느라 지쳐서 조용했다.

아침을 먹고 서재로 와서 유튜브픽 프로그램을 다듬었다. 오늘이 끝나기 전에 마무리 하고 싶어서 낮잠도 자지 않고 전력을 다했다. ajax를 써서 화면을 확대 하는 데 성공한 것이 의외의 소득이었다. 특히 변수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았는데 결과적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방법을 발견하게 되어 기뻤다.

피라미드, 대성당 등을 보면 왜 긴 시간을 들여 그렇게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었는지, 그 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것을 주도한 사람은 거기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꼈음이 분명하다. 아마도 그 가치의 핵심은 영원성일 것이다. 죽고 난 이후에도 영원히 살고 싶었던 열망이 고통을 이겨내고 그 건축물을 쌓아올릴 수 있었던 동력이었음에 틀림없다. 이 점은 현대에도 마찬가지다. 건축이 아니더라도 미술, 음악, 공연, 문학, 과학, 공학 등에서 비슷한 동기를 갖고 사람들이 불철주야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들은 작품을 통해 영원히 남는다.

어느 작품이 출현 당시에 사람들의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뒤늦게 사랑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흔히 때를 잘못 만났다고 말하는데, 나는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작품은 본인이 그 나이였을 때, 또 그 당시 그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주변 사람들의 협력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다. 따라서 나중에는 그 사람이 그 작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히려 그 작품을 위한 우주적인 기운이 충만했을 때, 극히 짧은 시간의 창문이 열렸을 때, 그것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고 볼 수 있다.

교훈은 이렇다. 우주의 운행과 시간은 개인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도도하게 흐른다. 시간의 흐름은 1초라도 되돌릴 수 없다. 평소 최대한 노력하고 준비하여, 시간이 허용할 때 작품을 세상에 내놓아라. 그리고 다른 사람이 훌륭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게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열성적으로 도와라.

오늘 유튜브픽을 하루 종일 작업하면서 《If You Love Me - NS윤지》를 수십 번 들었다. 서로 무심하게, 매우 짧은 시간 동안 교차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뛰어난 작품을 동시대에 만나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대단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형종   2021-06-26 (토) 23:17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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