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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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저장


바다소에 임시저장 기능을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바다소 사이트를 시작하기 전부터 무려 20년 이상 나를 괴롭히던 문제가 비로소 해결되었다. 아직 여러 프로그램들에 적용하는 일이 남았지만 이제는 바다소의 리포트, 메모, 스케줄, 작은이야기, 포스트잇, 입출금, 스토리보드 등등에 기록할 때 혹시나 작성하던 글이 날아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게 줄었다. 다만 일부 웹브라우저에서는 이 기능이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 테스트해보는 방법은 짧은 단어를 쓰고 새로고침 했을 때 그 단어가 그대로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전에 알고 있던 임시저장 방식은 ajax를 써서 1분에 한 번 정도 꼴로 입력 양식을 서버로 전송하는 것이었는데 복잡해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 방식은 이용자가 많아지면 서버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그런데 어제 학생의 리포트에서 입력 브라우저 창을 실수로 닫아서 작성 중이던 리포트가 날아가 다시 쓰느라고 고생했다는 글을 보았다. 바다소에 워드프로세서 같은 임시저장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 글을 보고서도 처음에는 내 실력으로는 어려울 것 같아 포기하려 했었다. 그러다 저녁 먹고 쉬면서 한 번 어떤 방법으로 가능한지 알아나 보자고 여러 사이트를 검색 했다. 검색에 지쳐갈 때쯤 로컬스토리지라는 기능으로 해결했다는 글을 보았다. 방법에 대한 설명은 없었지만 희망이 생겼고, 그 가능성을 더 탐색해보기로 했다.

어제는 계속 실패했다. 처음 글을 쓰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작동했지만 이미 쓴 글을 수정할 때는 오류가 났다. 그 정도에서 타협할까하다가도 아이디어를 잘 내면 될 것 같은 미련이 들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원인은 내가 자바스크립트를 모른다는 데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검색한 사이트들에서 만난 능숙한 솜씨들이 부러웠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밤 1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성공할 가능성은 희미해보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짧게 동네 산책을 했다. 차가운 날씨에 가느다란 눈발이 내렸다. 아내가 크루아상 생지에 노란 달걀노른자를 발라 굽고, 내가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를 뽑았다. 마침 굵은 첫 눈이 내렸다. 신기하게도 개울가 쪽에서는 센 바람 때문에 비스듬하게 날리는 눈이 아파트 베란다 앞에서는 천천히 수직으로 내렸고, 더 크게 보였다. 식사 장소를 베란다 쪽으로 옮겨 릴렉스 체어와 1인 소파를 마주 놓고 앉아 나무에 곧게 쌓여가는 흰 눈을 바라보며 갈색으로 구워진 크루아상, 초록색 아보카도, 사과, 따뜻한 커피로 아침을 먹었다. 베란다 창 너머로 두툼한 흰 눈을 입고 있는 앙상한 나뭇가지, 새들이 아직 따 먹지 않은 빨간 산수유 열매들, 그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까만 새들, 눈 장난하는 아이들,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졸졸거리는 냇물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져 있었다.

점심을 먹고는 아내와 산책을 했다. 그치는 것 같았던 눈이 중간에 더 많이 내렸고, 안경에 김이 서려서 걷는 데 불편했다. 그래도 친구들끼리 전화를 해서 단체로 눈놀이 하러 몰려나온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들, 네 명의 가족이 만든 것으로 짐작되는 네 개의 눈사람, 아직 개통되지 않은 도로에서 눈썰매를 타는 아이들. 곳곳에서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었다.

그 사이 사이에 임시저장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테스트 했다. 결국 오후 5시경, 단 두 줄의 코드를 추가하여 성공했다. 덕분에 글을 쓰다가 실수로 화면을 새로고침 하거나, 다른 페이지로 옮겨가거나, 창을 닫거나, 로그아웃을 하여도 대부분의 경우 자료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 동안의 탐색과 시도가 20년 이상 된 숙원을 해결하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나 자신도 앞으로 조금은 더 편한 마음으로 바다소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박형종 2020-12-13 (일) 19:07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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