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종
3128 1
5122926 1
번호 badaso.1
가입 2007-12-23   79
5
메모 17142   9
공부 288
일정 7
할것 1   50%
알림 1
시간 3623시간 09 04

 
바다소? 이야기 사이언스 4 명언
박형종 (938)박시훈 (83)박시원 (76)이순정 (12)강승우 (7)김주영 (6)우재현 (5)양혜원 (5)김지수 (3)윤가람 (2)조선우 (2)박준성 (2)정동현 (2)김하경 (2)조연수 (1)최효재 (1)
작은 이야기 (1187) | 쓰기
> 진정한 모험 일상 06-17 박형종 224
> 두 번째 본 라라랜드 영화 04-18 박형종 281
> 대구 서점 로망 04-17 박형종 233
> 화상시대 생각 04-11 박형종 250
> badaso.1 바다소 04-03 박형종 306
[1]2[3][4][5][6][7][8][9][10] ... [238]  

화상시대




학생 화면


선생님 화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이 화상수업을 하게 되었다. 대학생들도 대부분 화상수업을 하고 있다. 바야흐로 동굴벽화와 점토판에서 시작된 인류의 문명이 파피루스와 종이를 거쳐, 라디오와 텔레비전, 인터넷을 활용한 게시판, 블로그, SNS, 유튜브와 함께 화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쌍방향 의사소통하는 화상시대로 접어들었다. 작은 바이러스가 불러온 나비효과가 엄청나다. 택배, 배달, 화상회의 같은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늘어나고, 생활양식과 일자리, 교육, 국제무역과 해외여행, 산업 전반이 큰 영향을 받을 텐데, 특히 마스크 사태에서 보듯 생필품과 식료품에 대한 국가 간 장벽이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각 개인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도구는 전자기파다.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를 그들이 사용한 도구로 구분하듯이 현대는 전자기파 시대다. 인류가 전자기파를 다루는 이론을 발견하고 기술을 발명한 것은 불과 200년도 안 된다. 전자기파의 특성은 빛의 속도로 전파되고, 정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문명의 속성이다. 빛의 속도로 정보가 전달되고, 매우 정밀하다. 반면에 인간은 그렇게 빠르거나 정밀하지 못하다. 아니 생명체의 본질적인 속성으로 그럴 수가 없다. 빠르고 정확한 것에 불편하다. 적당히 사냥해서 배불리 먹으면 그 다음에 배고플 때까지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춤추며 즐기는 본능이 우리의 DNA 속에 있다.

본능 깊숙한 곳의 아름답고 따뜻한 아날로그적인 속성을 유지하면서 현대문명에 뒤처지지 않는 게 양립 가능할까?

나는 그것이 가능하기를 바란다. 어린 시절, 동네에 처음으로 텔레비전을 들여놓은 집 담장에 친구들과 나란히 올라앉아 신기해하는 눈으로 창문 너머의 방송을 지켜보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 곳곳에 텔레비전이 생겼다. 지금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영상의 홍수 속에 지낸다. 즉 우리는 적응하는 것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문명에 살고 있다. 마치 갓난애가 겨우 걸을 무렵 날아가는 슈퍼맨이 등장하는 것과 같다. 그렇지만 누구나 슈퍼맨이 될 수는 없다. 요즘 에디슨 시절에나 어울릴법한 진공관라디오, LP판, 색칠종이책, 캠핑 등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그런 빠른 변화 속에서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찾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칠판을 바라보며 선생님의 말에 귀를 쫑긋하는 한편 친구들과 떠들고 장난치는 모습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방송이나 인터넷 강의, 화상수업이 펼쳐지는 시대에 삭막하지 않은 온기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다.

그런데 역설적인 점은 화상시대의 부작용으로 사람들은 친구, 다른 사람과의 모임에 더욱 갈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는 활동과 소그룹 모임을 중심으로 하는 대안교육을 진지하게 도입해야한다. 또한 사회 시스템도 그런 방식으로 진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는 카페가 사람들의 모임을 위한 기능을 일부 담당하고 있는데, 앞으로 카페의 역할이 학교, 문화센터, 도서관, 마트, 숍, 서점, 영화관 등을 포함하여 복합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모든 학교가 카페로 바뀌는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떻든 나도 화상시대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제 오늘 10시간 이상을 꼬박 투자하여 화상수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하였다. 수업 중에 문제를 내면 학생들이 각자의 노트에 문제를 풀고 그것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바다소 서버로 전송하는 것과 관련된 작업이었다. 쌍방향 소통을 위한 핵심 부분이다. 기존에는 2MB보다 큰 용량의 사진을 전송할 수 없었는데 그렇다고 용량을 늘리는 것은 네트워크와 서버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었다. 어제 여러 방법을 검색하다가 HTML5의 canvas 기능을 이용하면 클라이언트 쪽에서 용량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 4년쯤 전부터 사용된 기술인데, 나는 이거다 하면서 적용해보기로 했다. 놀라운 기술이라 꼭 도입하고 싶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애를 먹었다. 새벽 3시까지 작업했는데도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침대에 누웠다. 그때 반짝하고 실마리가 생각났다. 실패한 시도라고 여겼던 것이 서버에 파일을 생성한 게 떠올랐다. 그때는 내용이 없는 파일들이라 실패라고 단정하고 지나쳤었는데 거기에 힌트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또 매달리고 아내와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도 머릿속에서 그 프로그램이 맴돌았다. 커피를 마시며 이 시간대에서 텔레비전에서 볼 것이 없다고 투덜대자 아내가 바다소나 만들라고 지나가듯 말했다. 그래서 바로 서재로 들어갔고 30분도 안 되어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 1월 24일부터 2달 반 동안 만든 수강신청 프로그램이 완성되었다. 원래는 취미로 시작한 것이었는데 이틀 전부터 화상수업을 하게 되면서 타이밍 좋게 잘 활용되고 있다.

슈퍼맨은 자기 힘으로 날지만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난다. 우리는 현대문명의 현명한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이 만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자기가 만든 한 계단을 추가한다. 그 사회적 사다리의 끝은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현명한 사람들이 모이면 인류와 지구에 이로운 방향을 설계하고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놓은 계단이 그런 방향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박형종 2020-04-11 (토) 23:54   ▷250

프린트 글 번호 1541 [폴더] 생각[72]   강승우
 
멋진나바다소
가입
아이디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