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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프로그램

겨울방학이 오늘로 끝난다. 방학 때 과학수학캠프에서 사감으로 일해서 11일이나 사라졌고, 설 명절에 인천과 대전을 오가느라 더욱 짧았던 겨울방학이다. 그렇지만 어느 때보다 알차게 보냈다.

오늘 낮에는 명절 때 용돈을 두둑하게 받은 시원이가 닭갈비를 사고, 시훈이가 카페에서 음료와 과자를 샀다. 시원이가 영화를 보자고 제안하고, 내가 고르고, 시훈이가 구글에서 구매하여 저녁 때 프로젝터로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을 보았다. 겨울방학을 마무리하기에 딱 알맞은 영화였다.

설 전날 인천에서는 어렸을 때 형제처럼 한 방에서 자고, 용돈을 주며 친절하게 대해주던 형님이 암 투병 끝에 65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마침 병문안을 가는 길에 돌아가셔서 몹시 안타까웠다.

22일 캠프가 끝나니 12시간의 시차가 있는 곳을 여행한 것처럼 몸 상태가 별로였다. 이틀 뒤 설연휴가 시작하는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불현 듯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부터 한 번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마치 에베레스트를 등산하는 것처럼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지난 3년 반 동안 개인적인 용도로 만들어 쓰던 퀴즈 프로그램을 응용하면 그렇게 힘들 것 같지는 않았다. 8년 전 학교의 체험활동과 7년 전 사제동행독서를 위한 신청 프로그램을 만들어본 경험도 자신감을 주었다. 설연휴 동안 노트북을 갖고 다니며 인천 어머님 집에서, 송도의 카페에서, 대전의 처남 집에서, 그리고 오늘까지 총 5일 동안 매달린 끝에 완성했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40개 이상의 프로그램들이 얽혀있어서 만만치는 않았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과목을 개설하고, 그것을 수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강신청 프로그램은 모든 것의 기본이다. 이제 기본을 갖추었기에 든든하다. 바다소 수강신청 프로그램의 중요한 특징은 레벨5 이상인 회원은 누구나 과목 개설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관리자가 인증하면 개설된다. 학생들끼리의 튜터링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여기에 별 기록을 주고, 확인하는 기능, 코멘트를 달고, 취합하는 기능 등을 추가했다. 그리고 내가 학교생활기록부를 작성하고, 추천서를 쓰는데 도움을 주는 기능들도 있다. 그래서 이미 학교 수강신청 프로그램에서 내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은 바다소에서 한 번 더 수강신청을 해야 한다. 이런 것을 적용해보는 과정에서 개선점이나 추가할 기능들이 계속 발견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학기도 지난번과 똑같은 과목을 가르치지만 새롭고 재미있을 것이다.

모레부터 시작하는 새 학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박형종   2020-01-28 (화)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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