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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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날







8월의 마지막 날이다. 나는 요즘 눈 알러지 때문에 고생이다. 두 눈이 빨갛게 충혈 되었고 간지럽고 따갑다. 어제 금요일 퇴근하고 아내와 치악산 자락에 새로 오픈한 카페에 갔을 때가 최악이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결국 며칠 고생하다가 오늘 안과에 가서 진찰을 받고 약국에서 안약을 두 개 타 왔다. 저녁에 안약을 넣고 아이들이 작년에 생일선물 해준 눈 마사지기를 했다. 전에는 내가 컴퓨터를 오래 쳐다봐서 그런지 알았는데 이제야 이게 해마다 가을 무렵 되풀이 되는 연례행사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생각에는 가을에 잔디를 깎을 때 날리는 풀잎 알러지가 아닌가 싶다. 해마다 이맘때면 학교가 건물 주변의 잔디를 깎는데 그럴 때마다 재채기가 나면서 곧 눈이 충혈 되고 간지러워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거기다 8월말 9월초에는 대학 수시 관련해서 문서를 볼 일이 많은 것도 문제를 키우는 원인일 것이다. 아무튼 더 지켜보면 알 것이다. 이게 사실이면 나는 잔디밭이 딸린 전원주택의 로망을 접어야 할 것 같다.

최근 우리 집에 생긴 큰 변화는 거실에 있던 릴렉스체어를 시훈이방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원래 릴렉스체어를 산 이유가 시원이가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오래 해서 허리가 굽는 증세가 생긴 것 같아서였고, 시훈이방에 릴렉스체어를 놓고 휴게실처럼 거기에 앉아서 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름 동안에는 에어컨을 틀고 있는 때가 많아서 거실에 놓고 리조트처럼 꾸몄었다. 그러다 시원이가 자기 방 침대에 옆으로 누워 스마트폰을 하는 것이 허리는 물론 얼굴 피부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아 금요일 출근하기 전에 아내와 함께 릴렉스체어를 시훈이방으로 옮겼다. 시원이는 거실에 있을 때는 거의 쓰지 않다가 어제오늘은 잘 쓰고 있다. 거실보다는 문을 닫고 아지트처럼 숨을 수 있는 곳을 좋아할 때다.

오늘은 저녁 먹고 식탁에 시원이랑 단 둘이 앉아 대학과 공부에 대해 오랜만에 긴 이야기를 나눴다. 시원이는 뜬금없이 대학의 복수전공이 뭐냐고 물었다. 나는 그것을 설명하는 김에 대학 진학을 위해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말해주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을 텐데 중학교 3학년 2학기라 그런지 경청해서 듣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시훈이방으로 가서 집에 있는 책들 중에서 읽으면 좋을 책들을 골라주고 간단히 저자에 대해 소개해주었다. 릴렉스체어가 마침 책장 옆에 놓여 있어 거기서 책을 읽으면 제법 분위기가 훌륭하다. 다시 한 번 습관을 바꾸는 공간의 힘을 느낀다.

아침, 저녁에는 서늘하고 낮에는 햇볕이 따가운 일교차가 심한 계절이다. 밤이 되니 귀뚜라미와 온갖 풀벌레 소리가 바로 내 귀 옆에서 들린다. 어디 있다가 꼭 이맘때면 어김없이 나타나는지. 뜨거웠던 8월이 이제 몇 분 뒤면 끝난다. 그 대신 청량한 9월이 올 것이다. 곡식과 과일이 풍성하게 여물 듯 마음과 정신도 그렇게 풍요로운 9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형종 08-31 (토) 23:55 글 1487   답글 프린트 2   ▷182 폴더 일상[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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