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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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드라이브







아침을 시리얼로 먹고, 호텔로비에서 나올법한 재즈 음악을 들으며 아내와 드립커피를 마셨다. 재즈 음악이 듣기에 편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낀 아침이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원이가 점심 무렵 깼다. 물회를 먹으러 집근처 식당으로 나섰다. 물회도 맛있었지만 식당 사장님이 가게 문 밖까지 인사하러 나오실 정도로 친절했다.

점심을 먹고 시원이는 집에 내려주고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아내는 혁신도시 쪽으로 간단히 돌자고 했으나 나는 아침 먹을 때 아내가 블로그에서 보여주었던 유얼스위츠라는 카페 쪽으로 가보자고 했다. 아내는 혁신도시로 향하던 차를 돌려 외곽으로 몰았다. 사방이 숲뿐인 곳에 풀장이 딸린 펜션, 예식장과 공연장으로도 활용되는 잔디정원, 두 면이 천장까지 통유리로 되어 있는 카페가 멋있는 곳이다. 나오면서 일하시는 분에게 들었는데 사장님이 국제적인 공연이 가능하도록 야외 공연장과 2층 관람석과 정원을 완성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고 한다. 나 같으면 이 정도에서 만족할 만도 한데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서 생자몽주스를 마시며 어제 말했던 멋진 오피스의 조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첫째, 천장이 높아야 한다. 천장이 높을수록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유리하다는 연구를 본 기억이 난다. 정말이지 카페에 들어서면서부터 답답한 마음이 싹 사라졌다. 높이가 4미터 이상이면 좋다. 안타깝지만 천장이 2미터 30정도인 아파트에서는 이 조건을 만족하기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둘째, 집 근처에 있어야 한다. 카페처럼 잠시 힐링을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매일 들락날락하려면 집 근처에 있는 것이 편하다. 내 경험상 걸어서 15분 이내가 한계다. 셋째, 도심에 있는 것이 좋다. 도심에는 훌륭한 서비스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널렸다. 이밖에도 큰 창이나, 멋진 전망 등등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하는 다른 조건들도 많겠지만 대략 이 세 가지 조건만 만족해도 충분할 것 같다.

카페를 나와 기업도시 방면으로 가서 그 일대를 구경했다. 2년 전 추석 무렵에 갔을 때에 비해 많은 아파트와 건물들이 들어섰다. 제법 큰 노브랜드에 들러 빵과 아내 모자 등을 샀다. 그 다음에 어디로 갈까하다가 집으로 오는 지름길을 마다하고 오크밸리를 경유해서 간현관광지로 갔다. 소금산 출렁다리가 생긴 이후로 전국에서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오후 5시 무렵이라 그런지 관광버스는 보이지 않았지만 어느 관광지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음악이 흥겨웠다. 예전에 아이들과 캠핑하던 곳까지 천천히 걸었다. 강을 따라 데크를 잘 꾸며놓아서 걷기가 수월했다. 날이 좋을 때 종종 이렇게 산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올 때 떡집에서 마감세일을 해서 한 팩 당 천원에 4팩을 샀다. 저녁은 간현관광지 바로 옆 마을에 있는 간현돈까스라는 곳에서 먹었다. 돈까스를 시키면 칼국수를 맛보기로 조금 준다. 덕분에 배불리 먹었다. 레일바이크 승차장을 지나쳐서 주차장 쪽으로 오다가 고구마 조형물에서 동심어린 사진도 찍었다. 뭔가 아기자기 하게 구경할 것이 많은 동네다.

집에 와서 시원이랑 수박을 먹으며 오늘 있었던 드라이브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반전은 집에서 검은 비닐봉지 안을 살펴보니 떡이 3팩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한 팩은 어디로 간 것일까? 드라이브의 묘미는 어디로 갈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네 차례나 달리는 차 안에서 즉흥적으로 경로를 바꿨다. 가까운, 그렇지만 길을 알고 있어 흥미가 떨어지는 왼쪽 대신에, 모르지만 그래서 살짝 두렵고 불편하지만, 신기한 것이 많은 오른쪽을 택했다. 그 덕분에 더 멀리 돌아서,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 인생도 어쩌면 그런 것 아닐까? 익숙하고 편안한 것도 좋지만 가끔은 낯설고 신기한 것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 길을 잃어버릴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든 길은 집으로 통하니까.
박형종 2019-05-12 (일) 23:42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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