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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의 우수상

내가 주최한 제1회 바다소 시간기록 레이싱에서 102시간 56분의 기록으로 1위를 하여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무려 34년 만에 내 인생에서 두 번째로 받은 트로피다. 나는 이 트로피를 받기 위해 시간기록 레이싱을 열심히 했다. 파일럿 대회를 열고 시범으로 트로피를 제작하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예뻐서 꼭 갖고 싶었다. 시상식을 위해 플랜카드도 제작했다. 오늘 밖에서 저녁을 먹고 늦게 집에 들어오자마자 플랜카드를 걸고 시훈이에게 부탁해서 시상식 사진을 찍었다.

첫 번째 우수상을 받은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내가 주최한 사제간 친선 바둑대회에서 준우승을 했을 때였다. 대학 입시를 끝내고 한가한 12월에 참가비를 걷고 트로피를 두 개 만들어서 선생님 6분과 학생 6명이 참가하는 대회를 열었다. 우승은 수학선생님이 하셨다. 워낙 바둑을 잘 두셨기 때문에 사실상 남은 한 개의 트로피를 두고 11명이 치열하게 바둑을 두었던 기억이 있다. 그 트로피는 힘든 고등학교 시절 유일한 즐거움이었던 바둑으로 받은 것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 그런데 그 후로 34년 동안 트로피를 받을 일이 없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니 의아하다. 세상이 트로피를 주는 일에 인색했던 것인지 아니면 내가 평범했던 것인지.

두 번째 트로피도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내가 주최한 대회에서 탔다. 아무려면 어떤가? 첫 번째는 단순한 유희적인 대회였다면 두 번째는 자기계발이라는 깊은 뜻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계속 이 트로피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일 년에 두 번 봄, 가을에 시간기록 레이싱 대회를 열 계획이다. 25일간의 레이싱에서 나는 시간과 함께 달릴 것이다.

시간기록 레이싱은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시간 그 자체와의 경쟁이다. 마치 런닝머신의 벨트가 끊임없이 움직여야 그 위에서 달릴 수 있는 것처럼 시간기록 레이싱도 시간이 흐르기 때문에 그 빠르기만큼으로만 달릴 수 있다. 앞으로 뛰지 않으면 시간을 따라 뒤로 흘러간다. 중요한 것은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시간보다 빨리 달리거나 느리게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래 달리는 것이다. 시간기록 레이싱의 묘미는 달릴 때 맞바람을 느끼듯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음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빠르기를 느끼고 기록할 수 있다.

다음번 대회는 아마 내년 3월이 될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매일 레이싱을 한다. 그것은 그 무엇보다 흥미진진한 게임이다. 인생 전체를 걸고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래 달리는 것이다. 지금부터 달리는 것이다.
박형종 2018-11-23 (금)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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