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 112 페이지
바다소 모바일 페이지 2018-06-30 박형종
바다소 포인트랭킹 2018-06-27 박형종
오늘 할 것-시간기록 2018-06-25 박형종
집에서 보낸 하루 2018-06-24 박형종
레고 진열장 2018-06-23 박형종
1590 [111]112[113][114][115][116][117][118][119][120] ... [318]  
집에서 보낸 하루

저녁에 쓰레기를 버리려 잠시 나선 것 빼고는 집에 있었다. 어젯밤에 우리나라 팀의 월드컵 축구를 보고 늦게 일어난 데다 미세먼지가 많다고 해서 나돌아 다닐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내가 해준 토스트와 내가 뽑은 아이스카페라떼로 아침을 먹으며 복면가왕을 보고, 화초에 물을 주었다. 점심에는 볶음밥을 먹고 낮잠을 실컷 자고, 저녁에는 카레를 먹었다. 어제 화장실 옆 책장에 레고를 놓은데 이어 오늘은 거실 진열장 하단의 책들을 정리하고 전원주택 및 인테리어 잡지들을 서재에서 옮겨 꽂았다. 거실이 전체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밤 9시에는 그 진열장 앞에서 홍차와 초콜릿을 먹으며 티타임을 했다. 시훈이는 일주일 뒤에 고3 중요한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고, 시원이는 2주일 뒤에 중학교 기말고사를 볼 예정이다. 시험만 없다면 학교생활이 훨씬 즐거울 텐데. 시험이 꼭 필요한지 모르겠다. 티타임을 하면서 잠시나마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날이 더워 집에 있기 갑갑할 수도 있지만 역발상으로 집에 있으면서 공간을 조금이라도 쾌적하게 바꿔보는 것도 좋겠다. 잡지책을 꽂다보니 내가 전원주택 잡지를 정기구독하며 처음으로 마련한 것이 2003년 1월호였다. 15년 전부터 이런 데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잡지책을 보고, 아파트 모델하우스, 구경하는 집, 전원주택 단지들을 보러 다녔다. 디자인 감각이 하루아침에 느는 것은 아니다.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생각하다보면 매일 조금씩 발전한다. 안목이 없다면 돈만 쓰고 집과 건강을 망칠 수도 있다. 안목을 늘리려면 꾸준히 공부하고 과감하게 시도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러다보면 멋진 주택이나 빌딩도 짓게 되지 않을까? 프랑스 Orsay 마을에서 공부할 때 살았던 빼르지아나 할머니의 소박한 시골집, 주택잡지 표지에 나왔던 레만 부인의 으리으리한 저택도 좋다.

그제 꾸벅꾸벅 졸면서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책을 끝까지 읽었다. 지난 주말 베이징에 갈 때 비행기와 호텔에서 읽으려고 인천공항 서점에서 산 것이었다. 건축은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활동이다. 좋은 건축은 멋진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한다.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이다. 내가 쓰는 책, 바다소, 건축, 그리고 그것과 연계된 활동을 통해서. 나를 직접 만나지 못하는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울한 뉴스가 없는 좋은 사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나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기회를 위해 도전해야 할 것인가? 한가했던 만큼 어깨가 무거운 하루였다.
박형종   2018-06-24 (일) 23:32  


다음 글 오늘 할 것-시간기록박형종

이전 글 레고 진열장박형종
 
구독 51

박형종의 물리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