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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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저녁 산책





일요일 저녁인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아내가 해준 잡채볶음밥을 먹고 짧은 산책을 했다. 미세먼지를 피해서 얼마 만에 동네 산책을 하는 것인지. 이러다 걷는 방법을 잊어버릴지도 모르겠다. 요즘 동네 이곳저곳에 길을 뚫고, 다리를 놓고, 건물을 새로 짓느라고 어수선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 달 뒤에는 거의 동시에 공사가 끝난다. 얼른 새로 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자동차로 달려보고 싶다. 집 옆에 신축하는 단층 건물은 카페라 하고, 집 앞에 일층 상가를 한 층 증축하는 것은 아직 임대를 구하는 것 같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새로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동네에서 먹는 가게가 오픈하면 적어도 한 번은 이용하게 된다.

시훈이가 곧 기말시험 기간이고 시원이가 목감기에 열도 조금 있어서 오늘은 집에서 지냈다. 최근 주말마다 삼시세끼를 준비하는 아내가 고생이 많다. 나는 아침에 바다소의 메모 프로그램에 계산 기능을 추가하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아내와 텔레비전을 보았다. 점심은 대패삼겹살을 맛있게 구워먹었다. 고기 굽는 연기를 뺄 겸 앞뒤 베란다를 모처럼 활짝 열었는데, 마치 캠핑장에 온 느낌이 들었다. 다른 때는 그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는데 날이 따뜻하고 나무들이 초록잎사귀를 활짝 피웠기 때문일까? 앞 베란다에는 10년 동안 훌쩍 자란 다섯 그루의 산수유나무와 커다란 소나무들, 뒤쪽 베란다에는 단풍나무들이 액자처럼 창문 가까이에 바짝 붙어서 건강한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아파트 2층의 장점은 이런 자연이 아닐는지.

점심을 먹고 커피 로스팅을 했다. 집에서 로스팅 할 때 곤란한 점은 연기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제연기를 살까도 하였는데 가정용 제연기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마침 베란다에서 뒹굴고 있는 서큘레이터를 활용하여 연기를 빼내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덕분에 전보다 훨씬 쾌적하게 커피를 볶을 수 있었다. 로스팅도 더 잘된 것 같다. 8년 동안 로스팅을 해왔는데 마스터가 되는 길은 아직도 멀다.

저녁에 산책할 때 비가 왔지만 일부러 우산을 쓰지 않고 간편하게 옷에 붙어 있는 모자를 쓰고 걸었다. 30분 정도 걸으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꼈다. 어린 여자 아이가 싱싱카를 타고 아빠와 마트로 가서 까만 봉지에 무언가 먹을 것을 담아서 다시 집으로 갔다. 아이는 아빠와 왔다 갔다 하는 그 짧은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을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신문을 보고, 인터넷 뉴스를 들락날락거리고, 친구들의 소식을 페이스북 등에서 확인하고, 새로 오픈한 가게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을 열심히 찾아다니고, 남들보다 먼저 가보고 싶어 하고, 여행을 즐긴다. 새로운 것은 작은 스마트폰에도 넘치고, 큰 텔레비전에서도 매일 쏟아진다. 새 스마트폰, 새 자동차, 새 아파트, 새 옷, 새 전자제품에도 관심이 많다. 값만 비싸지고 내용물은 줄어드는 과자처럼 더 나빠질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새 것이 더 낫기 때문에 세상이 발전하는 측면이 있다.

나도 새 것이 좋다. 무엇보다 새로운 생각을 좋아한다. 그런데 생각은 다른 것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먹을 수도 없고, 입을 수도 없다. 손에 잡히지 않고 막연하다. 깜깜한 방에서 무언가 걸리기를 기대하며 손을 휘저어 보지만 대부분 헛손질이다. 운 좋게도 만약 무언가 걸렸다면 그것을 분석하고, 음미하고, 퍼즐을 맞춰볼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사는 것은 마치 깜깜한 방에서 손을 휘저으며 조심스레 걷는 것과 같다. 한걸음을 내딛는 것에도 불안함을 느낄 것이며 단서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단단한 믿음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작은 단서에도 올바르게 반응하는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세상을 다 가진 것이다. 평소 명상을 하고, 메모를 기록하고, 글을 쓰는 것이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즐겨 했고,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하기로 한 후 그래도 의심할 수 없는 것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점이라고 했는데 나는 이 둘을 합쳐서 다음과 같이 말하겠다. “나를 알기 위해 생각하라. 세상은 그 생각 안에 존재한다.”
박형종 2018-04-22 (일) 21:26 글 1349   답글 프린트   ▷1598 폴더 생각[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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