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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 126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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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두 번째 이야기

어제 일요일에는 아내와 함께 다시 새벽시장으로 가서 어묵과 메밀전을 먹고, 김밥도 두 줄 사고, 복숭아 한 상자를 만 원에 샀다. 새벽에 단속공무원들이 와서 무허가 음식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벌금 30만원을 부과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음식을 하는 분들의 기분이 조금은 가라앉아 있는 것 같았다. 로컬푸드로 가서 추석 선물로 배 4상자와 복숭아 2상자를 샀다. 집에 오니 시훈이와 시원이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었다. 지난 방송 다시보기로 “김생민의 영수증” 프로그램을 몇 회 보았다. 11시 반에 시훈이도 깨워서 조금 보여줬다. 나는 몇 년 전부터 바다소에 입출금을 기록하면서 합리적으로 돈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경각심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점심은 김밥으로 간단히 먹고, 낮잠을 잤다. 비가 와서 그런지 졸음이 쏟아졌다. 도서관에서 시원이가 책을 반납하고, 하이마트에 들러 새로 나온 갤럭시노트8을 구경했다. 선뜻 새 스마트폰을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다. 시원이가 서재에서 편하게 텔레비전을 볼 수 있도록 텔레비전 위치를 리클라이너 앞으로 옮겼다. 거실에서 볼 때보다는 오빠가 공부하는데 방해가 덜 된다. 저녁에는 새벽시장에서 산 한우 등심과 송이버섯을 구워먹었다. 마치 어디 여행을 와서 펜션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기분이었다.

오늘 월요일은 정부가 지정한 임시 공휴일이다. 그 덕분에 열흘 연휴가 된 것이다. 새벽까지 비가 오고 나서 해가 뜨니 공기가 맑고 날씨가 화창했다. 아침에 능이버섯 닭백숙 국물에 밥을 말아먹고 커피를 마시기 직전에 리빙센스 10월호를 넘겨보았다. 그러다가 표지에 실린 집의 거실을 살펴보다가 나도 거실 배치를 바꿔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래서 소파 앞에 놓았던 테이블을 베란다 쪽으로 옮기고 아내가 훈수한대로 1인 소파들을 양탄자 둘레에 놓았다. 전보다 거실이 훨씬 쾌적하고 넓어 보였다. 이번 연휴에는 돈 한 푼 안들이고 부엌, 서재, 거실을 리모델링할 수 있어서 흐뭇했다.

아내와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휴대폰 요금 할인을 받으러 아이들과 함께 집근처에 있는 통신사 직영점까지 걸어갔다. 그런데 문이 닫혀 있어 산책만 한 셈이 되었다. 그렇지만 날이 좋아서 모처럼 가족과 함께한 산책이 즐거웠다. 점심을 먹으러 차를 타고 혁신도시로 가는 길에 떡집에 들러 송편과 떡볶이를 샀다. 공원에서 그것을 먹으며 잠시 날씨와 수다를 즐겼다. 시원이는 점심으로 닭강정을 산다고 했는데 내가 닭갈비를 사라고 했다. 중1 딸이 점심을 산다고 해도 기꺼이 환영하는 아빠다. 매운 닭갈비와 볶음밥을 먹고 근처의 노브랜드로 가서 음료수를 사고 다시 공원으로 가서 마셨다.

시내로 가서 요금 할인을 받고 집으로 와서 아내와 함께 거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했다. 시훈이는 소파에서 잤고 시원이는 서재에서 텔레비전을 보았다. 나는 30분 정도 늦은 낮잠을 잤다.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고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계속 읽었다. 변화의 물결은 전보다 더욱 거세지는데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이번 추석에 한 번 깊게 생각해보고 싶은 주제다.

열흘 연휴의 전반기 3일이 이렇게 지난다. 내일부터 3~4일 정도는 인천, 강릉, 금산으로의 여행이다. 모처럼 떠나는 여러모로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
박형종   2017-10-02 (월) 23:43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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