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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와 공간의 중요성









어제는 아침을 먹고 아내와 함께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구경했다. 요즘 모델하우스는 너무 인테리어가 현란하다. 처음부터 다 꾸미고 살기보다는 살면서 라이프스타일이 바뀜에 따라 조금씩 바꿔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모델하우스에 갔다 와서 시원이방 출입문 쪽 벽지를 뜯어낸 곳에 페인트칠할 준비를 했다. 시원이가 벽지가 마음에 안 든다며 하얗게 칠하고 싶다고 했다. 책상 쪽 벽에 파벽돌을 붙이고 나니 이제는 다른 쪽 벽들이 눈에 거슬리는 모양이다. 덕분에 나는 요즘 주말마다 셀프 인테리어 공사를 하느라 바쁘다. 막상 페인트칠은 한 시간 정도 걸렸지만 벽지를 뜯어내고, 테두리와 틈새를 백시멘트로 메우고, 표면을 다듬고, 마스킹테이프를 붙이는 사전 준비에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가 롤러로 칠하고 시원이가 붓으로 가장자리를 칠했다. 고생은 했지만 전에 비해 벽이 훨씬 깔끔해서 대만족이다. 남은 페인트로 알뜰하게 거실 좌식테이블도 깔끔하게 칠했다. 이 정도면 거의 인테리어 장인의 경지가 아닐까 싶었다.

오늘은 산책을 하고 아침을 먹고 아내와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시며 한가한 일요일 아침을 보냈다. 아침인데도 날이 무더웠다. 안방 쪽 베란다 앞에 지난번 송도에서 구입한 3단 원목 선반을 놓고 빈 화분을 올려놓았는데 안방 창문을 열고 보면 산뜻해서 좋다. 몇 분 가볍게 손을 댄 것만으로도 인테리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언젠가는 그곳 베란다에 화단을 꾸미는 것도 계획 중이다.

점심은 혁신도시에서 샐러드 뷔페로 먹고 시훈이 안경을 하러 갔다. 안경을 하고 나는 북새통으로 걸어가고 다른 가족들은 홈플러스로 쇼핑을 갔다. 북새통에서 잡지책을 구경하고 자기계발 코너에 놓인 책들을 간단히 살펴보다가 메종 6월호를 사서 나왔다. 지난달에는 메종 5월호를 샀었다. 이번 달에 어떤 잡지책을 살까 살펴보다가 표지에 실린 프랑스 남부의 집이 내가 롤모델로 삼고 싶은 것이어서 메종을 사게 되었다. 잡지를 사서 집으로 걸어오는데 오후 5시 반인데도 해가 뜨거웠다.

오늘 저녁은 치킨을 시켜서 베란다에 앉아 먹었다. 저녁 7시쯤이었는데 전혀 어둡지 않았고, 온도와 바람이 적당했고 미세먼지도 없어 최고였다. 최근에 빨래 건조기를 사면서 베란다에 빨래를 널지 않게 되니 베란다가 한결 깔끔해졌다. 또한 그 공간에 테이블을 놓고 마치 카페처럼 전망을 즐기며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아내는 마치 펜션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2층이고 앞뒤 베란다 쪽에 나무들이 가깝게 심어져 있어서 나무향기가 바로 코앞까지 들어오는 느낌이다.

치킨을 먹고는 시원이방 파벽돌 위에 인테리어 액자를 다섯 개 붙이고, 페인트칠한 벽에는 세 개를 붙였다. 액자가 많은 듯 보여도 일러스트가 멋있어서 깔끔한 느낌이 난다. 큰 빈 벽은 시선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막막해서 불안하고 불편한 기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시선을 잡아두기 위한 액자나 인테리어 소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부엌에도 액자를 두 개 붙이고, 거실 책장에 한 개를 세워두고, 거실 기둥에 한 개, 서재에 한 개를 놓는 것으로 이번 공사가 끝났다. 중간에 양면테이프가 떨어져서 다이소로 사러가는 길에 관리실 아저씨를 만났는데 다음번 작업으로 세면대 금이 간 것을 교체할 계획이라고 하니 고맙게도 기꺼이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다음번 작업은 알맞은 세면대만 사놓고 욕실 바닥 줄눈만 하면 되게 생겼다.

이왕 판을 벌인 김에 식탁도 금요일 주문했다. 부엌에는 처음부터 4인용 테이블 두 개와 의자 8개를 놓았는데 공간도 꽉 차고 스타일도 서로 달라서 어수선하고 답답하다. 지난 9년 동안 아내가 6인용 식탁으로 바꾸자고 몇 차례 이야기했었는데 나는 멀쩡한 테이블을 두 개나 버리는 것이 아까워서 그동안 꿈쩍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며칠 전 6인용 식탁을 검색하다가 보게 된 멀바우 식탁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주문이 밀려 있어 6주 정도 있어야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곧 여름에 에어컨을 켜게 되면 그 테이블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책을 읽고 공부를 할 작정이다.

아내는 베란다에 놓인 두 개의 카페 테이블을 칠하고 싶다고 한다. 9년이 되다보니 도장이 벗겨져서 칠을 하긴 해야겠다. 다음 주말에 오크 색상의 수성스테인을 칠할 계획이다. 해도 해도 집 인테리어는 끝이 나지 않는다. 그냥 그것도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서 쉬엄쉬엄 하는 것이 좋겠다. 인테리어의 끝은 내 서재 책장을 정리하는 것이다. 다행히 시원이가 초등학교 때 봤던 만화책과 동화책들을 치우면서 책장에 여유가 생겼다. 주말마다 시간을 조금씩 내면 한 달 안에는 마무리가 될 것 같다.

집과 방을 꾸미는 것은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집과 방은 무의미한 공간이 아니다. 내가 공간을 만들고, 그것이 내게 작용한다. 그곳에서 나는 생각하고, 공부하고, 잠을 자고, 꿈을 꾼다. 그곳에서 힐링을 하고, 에너지를 얻고, 영감을 받는다. 그곳에 놓인 작은 물건 하나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고, 깊은 상상력을 일깨우는 힘이 있다. 내 눈, 내 손, 내 몸, 내 정신이 그것들과 교감하며 세상을 탐색한다. 그러므로 정성을 다해 공간을 가꾸어라. 공간은 자신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자 내일을 예측하는 신호다. 자신의 하루 뒤, 일 년 뒤, 삼십 년 뒤의 모습은 지금 자기가 머무는 곳에 담겨 있다. 여기저기 어수선하다면 미래도 그러할 것이다. 깨끗하고 산뜻하다면 미래도 그렇게 된다. 지금 당장 눈앞에 걸리적거리는 것을 치워라. 인생이 한 발 더 멋진 곳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공간을 연구하라. 아름답게 반짝이는 길을 발견하고 새로운 단계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박형종 06-11 (일) 23:53 글 1283   답글 프린트 1 ▷272 폴더 일상[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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