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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루







오늘은 모처럼 미세먼지 없이 맑은 하루였다. 구름은 많이 끼었지만 꽃과 나무들이 훨씬 깨끗하게 보였다. 심지어 떠들고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더 밝게 들리는 것 같았다.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고 싶었는데 오히려 평일보다 이른 5시 반에 깼다. 어제도 그랬다. 침대에 한 시간 가령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바다소 검색이 제공하는 정보를 어떻게 추가할지 이불 속에서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일어나서 바로 작업했다. 세 시간 정도 지나자 아내가 깨어나서 아침을 준비했다. 식빵과 요구르트로 아침을 먹고 내가 뽑은 아메리카노로 아내와 간단하게 커피타임을 가졌다. 시훈이에게는 어제 저녁에 가르쳐주었던 물리 개념을 다지기 위해 간단한 문제를 하나 내주었다. 그리고는 점심을 먹으러 나가기까지 계속 검색 기능을 다듬었다.

혁신도시로 가볍게 드라이브를 하고 점심은 그 근처에서 먹었다. 혁신도시에는 상가 건물들이 많이 지어지고 있지만 임대는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자기 사업을 하려 하기보다는 대부분 임대 수입을 목적으로 짓기 때문에 물량이 넘치고 있다. 북새통으로 가서 시훈이가 물리문제집을 한 권 사는 동안 나는 잡지들을 구경했다. 아내는 시훈이를 집에 내려주고 시원이랑 집 근처에 생긴 아울렛을 구경 갔고, 나는 서점에서 나와 모처럼 걸어 다니기로 했다. 이렇게 마음껏 걸어 다닌 것이 얼마만인지. 나는 도서관으로 가서 잡지들을 보고, 단행권들도 구경하고, 도서관의 의자와 책상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요즘 지어지는 도서관은 시설이 카페처럼 아늑하다.

나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우선적으로 잡지를 본다. 인테리어, 건축, 디자인, 여행 관련 잡지를 즐겨본다. 잡지는 무엇보다 눈이 즐거운 게 최고다. 이번에는 특히 ABROAD 4월호에서 미디어 파사드라는 테마로 소개한 독특한 건축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나중에 나도 그런 화려한 외관의 건물을 짓고 싶다.

도서관에서 나와 집까지 걸었다. 최단거리로 걸으면 20분 정도 걸리는데 풍경과 꽃 사진을 찍으며 집 근처에 새로 생기는 길과 건물들을 구경하러 빙 둘러서 갔다. 다리를 공사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모양으로 다리를 만드는 것인지 직접 물어 봤다. 나는 궁금한 것은 잘 못 참는 성격이다. 집에 들어오니 오후 5시 반이었다. 늦게라도 잠깐이나마 낮잠을 잘까 싶어 안방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날이 맑아서 그런지 별로 피곤하지도 않았다.

며칠 전에 아내를 위해 안방 침대에 들여 놓은 구스쿠션에 기댄 채로 인천에 계신 어머님에게 전화를 했다. 매번 일요일 저녁에 어머님에게 전화를 한다. 어머님은 내가 좋아하는 박대기라는 생선을 말려 놓았다고 하셨고, 내가 예전에 쓴 책에 대해 물어보고, 매일 공부하고 컴퓨터 하느라 신경을 써서 몸이 마른다고 걱정을 하셨다. 33년 째 듣는 걱정이다. 요즘 내가 뭐한다고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항상 내가 공부와 컴퓨터에 빠져 사는 것을 너무 잘 알고 계신다. 다행히도 내 몸무게는 30년 이상 변화가 없다.

거실에서 1박2일을 보면서 저녁을 먹고 바다소 검색 기능을 일단 마무리 했다. 어제부터 하루가 꼬박 걸린 셈이다. 바다소의 자료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검색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다. 가령 내가 쓴 기록만 해도 3만 2천 건이 넘는다. 만약 내가 바다소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그 3만 2천 건의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재미난 점은 6년 전에 바다소에 메모 기능을 만들었을 때 처음 몇 달 동안은 일주일에 한 개 꼴로 메모를 했다. 즉 나는 그 당시에 웹에 메모하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달에는 일주일에 약 40개 정도의 메모를 했다. 즉 나의 메모 습관은 6년 동안 40배 향상되었다.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기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내 자산이다.

이번 바다소 검색은 나 보다는 우리를 위한 것이다. 바다소 검색 대상은 메모와 스케줄 같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꿈속도, 꿈통장, 꿈속도 랭킹, 바다소어워드 등의 자기계발지수와 작은이야기, 작은이야기 답글, 북마크에 등록된 웹사이트이다. 이렇게 외부와 공유되는 자료들이 사람들이 자기를 발전시키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오늘 남은 시간은 머리를 놀려야겠다. 주말 이틀 동안 머리를 너무 썼다. 머리를 놀리는데 가장 좋은 것은 몸을 쓰는 것이다. 가볍게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책상을 정리하면 대충 잘 시간이 될 것이다. 잡지에서 본 미디어 파사드를 흉내 내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다소에서 메모를 정리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내일도 오늘처럼 맑은 하루였으면 좋겠다.
박형종 04-09 (일) 22:07 글 1254   답글 프린트 1 ▷457 폴더 일상[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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