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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건강하고 즐겁게





희망찬 새해다. 닭의 해다. 희망은 누가 주는 게 아니라 닭이 알을 품듯이 자기가 품는 것이다.

작년 12월 29일부터 올 1월 1일까지 4일 동안 지독한 감기몸살에 시달렸다. 아침 먹고 자고, 점심 먹고 자고, 저녁 먹고 자고, 하루에 거의 17시간씩은 잔 것 같다. 무엇보다 머리 두 군데에서 찌르는 듯 하는 통증이 있었다. 아내가 사온 감기약과 쌍화탕, 아내가 끓여준 전복죽 등을 먹고 나았다. 그나마 요즘 감기가 독한데 4일 만에 회복한 것이 다행이다. 그냥 이렇게 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즐겁게 살았기 때문에 아쉬움은 적을 것 같았다. 그래서 평소에 아낌없이 재밌게 살아야 하나보다. 그래도 내가 깨어난다면 아직 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겨울이라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고 환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환기를 하고 싶어도 밖에 미세먼지가 많다보니 창문을 열기도 겁난다. 그래서 집안 공기 상태가 어떤지 항상 궁금했다. 공기청정기가 있지만 미세먼지를 숫자로 나타내주는 기능을 갖춘 것을 새로 살까한다고 하니 시훈이가 그보다는 미세먼지 측정기를 사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그래서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연말인데도 하루 만에 왔다.

집안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보니 24μg/㎥으로 그리 높지 않았다. 밖으로 들고 나가 측정해보니 집보다 4배 정도 미세먼지가 심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텐데 걱정이다. 집안의 미세먼지가 낮은 이유는 이중으로 밖의 공기를 차단하고 있는 덕분이다. 가령 베란다나 현관에서 미세먼지의 농도는 거실에서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우리는 베란다를 확장하지 않았고, 현관에는 중문이 있다.

오늘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는 길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갖고 다니면서 평소 궁금하던 차 안의 공기와 도서관 내부의 공기도 조사해보았다. 차 안의 미세먼지 농도는 밖의 반 정도였다. 특히 내부공기로 해서 히터를 트니 미세먼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에어컨필터가 먼지를 걸러내면서 공기를 순환시키기 때문인 것 같다. 도서관에서는 1층 로비의 미세먼지가 2,3층이나 1층 열람실보다 많았다. 로비에서 만날 약속을 하면서 기다릴 때가 많은데 이왕이면 1층 열람실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미세먼지 측정기를 갖고 다니는 현실이 서글프다. 인류의 자업자득이다. 그러나 피할 수 있는 위험에 몰라서 빠진다면 그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가령 미세먼지가 많은데도 긴 시간 산책을 하거나 야외에서 운동을 한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짓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밤에는 눈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미세먼지 측정기가 도움이 된다.

아내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연말에 주문한 진공청소기가 오늘 낮에 배달되었다. 전에 쓰던 청소기는 10년도 더 된 것이었는데 해파필터가 없어서 뒤쪽으로 미세먼지가 그대로 방출되었다. 이번 청소기는 H14급 필터가 장착되어 완벽하게 미세먼지를 차단한다. 역시 이런 점에서 기술의 발전은 고마운 일이다. 가격은 옛날 것보다 훨씬 싸면서 성능은 이렇게 좋아졌다니. 시훈이랑 집 곳곳을 청소기로 돌리고 모든 이불의 먼지도 빨아들였다.

감기몸살로 여러 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물론 청소기는 아프기 전에 주문한 것이다. 나는 평소에도 건강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주의다. 그게 결국은 더 이득이다.

그런데 그렇게 며칠 앓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마치 리셋 되고 리부팅 되는 느낌이다. 특히 정신적으로 찌꺼기 같은 것들이 머리를 혼미하게 할 때 이런 육체적인 충격은 정신을 말끔하게 하고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한다. 그래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더욱 새롭고, 더욱 건강하고, 더욱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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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칸 차이 미세먼지
박형종 01-03 (화) 22:25 글 1235   답글 프린트 1 ▷1054 폴더 일상[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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