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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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비디오





1997년에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그 앞뒤로 10개월 정도 찍은 8mm 비디오테이프 두 개를 캡처 장비를 사서 디지털 파일로 저장했다. 20년 전에 일반인에게 캠코더는 매우 드문 기기였다. 나는 시훈이가 태어나기 한 달 전인 2000년에야 백만 원을 주고 캠코더를 살 수 있었다. 그런데 1997년에 비디오를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태연이 형이 선견지명으로 캠코더를 사서 장기간 내게 빌려준 덕분이었다.

오늘 아침 그것을 캡처하면서 아내와 함께 그 당시 영상을 구경하였다. 기억도 안 나는 신기한 장면들에 아내는 연신 깔깔거리며 웃었다. 3시간 남짓에 불과한 그 두 개의 비디오테이프는 우리에게 매우 귀한 추억들로 꽉 차 있었다. 저녁에는 세 번째 8mm 테이프를 캡처했는데 그것은 두 번째 테이프로부터 2년 뒤의 상황을 담고 있다.

나는 아날로그 시대의 끝에서 결혼을 했다. 그 당시 사진은 필름에 찍혔는데 잘 나왔는지 잘못 나왔는지는 며칠 뒤에 사진관에 가서 종이로 인화된 것을 받아본 후에야 알 수 있었다. 동영상은 8mm 테이프에 담겼으며, 음악은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된 것을 들었다. 지금 디지털 시대의 기준으로 보면 그런 장비들은 품질이 좋지 않았으며, 품질 대비 가격이 비쌌고, 크고 무거웠으며, 다루기 번거로웠다. 더구나 시간이 지나면 테이프가 늘어나거나 열화현상이 생겨 정보가 사라진다.

그렇지만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담겨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20년 전과 똑같은 얼굴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록 얼굴과 몸은 세월 속에서 열화현상을 겪겠지만 그 포근하고 순수하고 애틋한 마음만큼은 오래도록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박형종 2016-10-15 (토) 23:52 글 1192   답글 프린트 1   ▷2602 폴더 일상[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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