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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성 메시지





지난 금요일에 이어 오늘 2차로 집의 전등을 형광등에서 LED등으로 교체했다. 거실과 부엌과 방의 전등을 켰을 때 기존에는 582와트였지만 지금은 200와트다. 즉 전력이 삼분의 일로 줄었다. 전기료도 아끼고 발생되는 열도 적어서 덜 덥고 훨씬 밝다. 백열등에서 형광등으로 다시 LED등으로 전등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한 달 전에 친구가 자기 집의 전등을 LED로 바꿨다며 나에게도 바꾸라고 권했었다. LED등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바꾸는데 비용이 많이 들것이라고 주저하고 있었는데 모듈을 사서 자기가 직접 바꾸는 것이 어렵지 않고 비용도 별로 들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추천했다. 직접 해보니 정말 쉬웠다. 특히 오늘 2차로 할 때는 시훈이랑 척척 호흡을 맞춰가며 순식간에 부엌과 방 2개를 끝냈다. 아내는 환하게 밝아진 부엌을 무척 좋아했다.

마지막으로 안방의 형광등을 LED등으로 바꾸는데 스위치를 꺼도 희미하게 LED에 불이 켜져 있는 잔광현상이 발견되었다. 그것을 잔광제거콘덴서로 없애보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마지막 순간에 내가 어찌해볼 수 없는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그런데 마침 콘덴서를 사서 집으로 오는 길에 전기담당 관리실 아저씨를 만났고 그 이야기를 하니 바로 집으로 가보자며 흔쾌히 도와주셨다. 그 분과는 평소에 디지털카메라에 관해서 자주 이야기를 나눴었다. 스위치 박스를 뜯고 새 스위치 박스를 설치하는 도중에도 최근에 미러리스 카메라를 산 이야기, 그것으로 후배 공연장에서 사진을 찍어준 이야기를 한참 하셨다. 아내가 스위치 박스를 사러 잠깐 외출한 사이에도 우리는 식탁에 앉아 시원한 오미자차를 마시며 카메라와 사진 이야기를 계속 했다. 아마 우리 아파트에서 이렇게 오래 카메라와 사진에 대해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덥고 습해서 무기력해지는 날이었다. 내일 모레 원주의 온도가 최고 34도씨로 예보되어 있다. 믿기 어려운 온도다. 오늘 원래 아내가 계획한 것은 가족이 함께 시원한 도서관에 가는 것이었는데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그냥 집에서 각자 할 것을 하기로 했다. 시원이는 자기방의 침대에서 뒹굴다가 노트북으로 재미있는 동영상을 보고,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하고 실컷 놀다가 한참 뒤에 수학공부와 영어공부를 했다. 시훈이는 아침 먹고 자기 침대에 쓰러져서 다시 잤다. 내가 11시에 깨웠다. 그리고 나는 어제 갓 볶은 커피콩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 세 잔을 만들어서 아내, 시훈이랑 커피타임을 가졌다. 어차피 급할 것 없는 아침이다.

제주도를 다녀오고 지난 며칠 동안 바다소의 프로그램들을 자잘한 몇 가지 부분에서 다듬었다. 특히 오늘은 휘발성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을 추가한 것이 재밌었다. 로그인 하면 자신과 관련된 메시지를 컬러박스가 보여주는데 화면을 클릭하면 그 컬러박스가 없어지기 때문에 그게 무슨 내용이었는지 궁금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메인 화면 오른쪽에 컬러박스의 내용을 복사해서 보여주기로 했다. 다만 화면을 새로고침 하면 그 메시지가 없어지기 때문에 휘발성 메시지라고 부른 것이다. 내일부터는 조금 더 학구적인 측면에서 바다소를 활용할 계획인데 그 김에 몇몇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수도 있다.

그래도 이제 밤에는 조금 서늘한 바람이 들어온다. 계절은 서서히 바뀌는 듯이 보이지만 그 방향을 헷갈리는 적은 없다. 그런데 나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도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다. 잠시 뒤인 밤 12시에는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노트7 스마트폰이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다. 홍채 인식 기능도 집어넣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얼마나 잘 작동될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훈이도 유튜브에서 생중계로 보겠다고 한다. 나도 함께 지켜보려고 했는데 행사가 두 시간이나 계속된다고 하니 몇 분만 보다가 잠자러 갈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과학과 기술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 주변의 모든 부분을 둘러싸고 있다. 그것 없이는 삶을 지탱할 수 없다.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집에 텔레비전을 놓지 않거나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는 부모조차도 맨몸으로 동굴 속에서 부싯돌로 불을 피우며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진화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시훈이와 시원이의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은 휘발성 메시지를 통해서 뿐이다. 그 메시지는 누군가에게는 만지는 순간 사라지고, 음미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더 오래 남는다. 그 메시지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그 메시지가 왜 자기에게 왔는가를 알게 되기를 바란다. 내가 생각할 때 메시지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그것이기 때문이다.
박형종 2016-08-02 (화) 23:51 글 1138   답글 프린트 4 ▷2236 폴더 바다소[114]
박형종   p.s. 방금 전에 옆방에서 시훈이가 자기가 노트북으로 보고 있는 갤럭시노트7의 언팩 행사에 대한 유튜브의 링크를 내게 바다소 쪽지로 보내주었다. 세상이 돌아가고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모습이 이렇다! 2016-08-03 07:30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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