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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오그래피

나는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오토바이오그래피란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이력을 12개의 시기로 구분하여 기록하였다. 물론 앞으로도 살아갈 날이 많을 것을 기대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것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일이라도 미리 기록해서 나쁠 것은 없다. 특히 나 같이 평범한 사람의 일생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기록해줄 것 같지 않고 남의 부정확한 기억에 의존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나 스스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오토바이오그래피 프로그램은 전에 만든 연대기 프로그램을 다듬어서 쉽게 만들었지만 그 내용을 채우는 데는 하루가 꼬박 걸렸다. 내용을 다듬고 연말 쯤에는 다른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오픈할 수 있을 것이다.

오토바이오그래피를 쓰면서 많은 생각이 났다. 지금은 돌아가셨을 레만 부인을 생각하면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나는 지금껏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고 여겼는데 과거를 돌이켜보니 도전적으로 살아왔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노력도 많이 했지만 운도 좋은 편이었다. 나는 나에 대한 투자가 그 무엇보다 더 많은 수확을 가져온다는 믿음을 갖고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또 하나 발견한 사실은 다른 사람과의 우연하거나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만남이 인생의 커다란 변곡점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몹시 그리웠다. 오늘 낮에 마침 그 중의 한 명인 태연이 형이 춘천에서 원주로 이사를 오겠다고 계약한 집을 구경 갔다. 숲으로 둘러싸인 그 아파트 한쪽의 나무그늘에 앉아 캔 음료를 마시며 한참을 이야기를 나눴는데 마음이 편안하고 솔솔 부는 바람이 무척 상쾌했다.

집에 오니 손수건을 만들러 시립박물관에 갔던 아내와 시원이도 때마침 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시훈이는 혼자 조용히 집에서 기말시험 공부를 하는지 알았더니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놀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오토바이오그래피를 썼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저녁을 먹고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글을 마치면 내일 새벽 4시에 하는 우리나라 월드컵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 조금 일찍 자러 갈 생각이다.

사회건 개인이건 급격한 변화의 이면에는 그 전에 이루어진 꾸준한 에너지의 축적 과정이 존재한다. 좋은 목표를 세우고 불굴의 정신으로 노력하여 매듭을 짓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행운이 자기에게 찾아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약간의 창의성을 발휘한다면 그런 행운은 반드시 온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흔히 은퇴 이후를 인생의 2막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20년 전부터 지금이 내 인생의 제2막이라는 심정으로 살았다. 그런 긴장감 덕분에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게 된 것이다. 도전을 즐기고 싶다. 그래서 나의 남은 오토바이오그래피도 12개 정도의 시기로 구분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떠한 성공에도 다음 세 가지면 충분하다. 좋은 목표와 불굴의 노력, 약간의 창의성. 그러면 행운은 저절로 따라온다. 행운이 항상 함께 하기를 바란다.
박형종 2014-06-2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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