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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근데요...

시원이가 새벽 3시 반쯤에 잠꼬대를 한다. 꿈속에서 선생님을 만나고 있는 모양이다. 근데요 그 다음 말이 궁금했는데, 결국 그 말은 듣지 못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게 선생님은 잠꼬대에 나올 정도로 영향이 지대한 것 같다. 어제 기말시험을 봤는데, 점수를 알려주지 않을 거라고 한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던 것일까?

피곤해서 일찍 잤더니 새벽에 깼다. 아직은 커튼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이 없다. 그냥 더 누워있을까 하다가 일어나보니 새벽 4시다.

어제 학교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얼어붙은 눈 위에 내리는 차가운 비 때문에 자동차가 기숙사 언덕을 오르지 못할 정도로 미끄러웠다.

15기 학생들이 교실로 인사를 왔다. 벌써 3년이 지난 것이다. 아쉬워서 그랬는지, 믿기지가 않았다. 1학년 때 대표담임을 맡아 자연스레 행사를 많이 진행하였고, 2학년 때는 담임으로 수학여행을 인솔하며 만 장에 가까운 사진을 찍었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바다소의 작은이야기란 칼럼도 그 때 시작된 것이다.

바쁜 와중에 정신없이 찍었던 사진과 없는 솜씨에 밤잠을 줄여가며 머리를 쥐어짜서 썼던 글들은 시간이 지나도 영원히 남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카메라를 들이댈 때 그들은 나에게는 영화배우와 같은 스타들이었다. 최대한 예쁘게, 멋있게 찍어주고 싶었다.

그 별들 덕분에 이 깜깜한 새벽이 더욱 아름다운지도 모르겠다.
박형종   2012-12-15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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