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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집에 프로젝터와 스크린을 설치했다.
6월 창체집중활동에서 해변영화제를 기획하면서 프로젝터를 사서 가져갈까, 포기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결국 프로젝터는 학교 강의실에 있던 것을 떼어가고, 폼보드로 임시 스크린을 만들어서 영화제를 했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나도 진짜 영화를 보는 것 같아서 색다른 감흥을 느꼈다. 집에서도 그 프로젝터와 스크린으로 니모를 찾아서를 보았는데 역시 42인치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 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그 전후로 참으로 많은 프로젝터 모델을 알아보았다. 성능이 좋은 것은 당연히 가격이 비싸서 엄두가 안 났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괜히 샀다가 후회될까봐 주저되었다. 작년부터 LED를 사용한 프로젝터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기술적으로 성숙이 좀 덜 된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더 좋은 제품이 나올 것 같은데.. 그렇게 두 달 가까이 인고의 시간이 흘렀다.
어제 드디어 고민을 끝내고 하나의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는데, 판매점과 통화를 하다가 그 제품 말고 최근 나온 다른 제품을 좋은 가격에 구매하게 되었다. 스크린은 가정용으로는 가장 큰 120인치 수동스크린을 주문했다. 지난번에 폼보드로 스크린을 만들어봐서 크기에 대한 감이 생겼는데 크기가 커야 극장같은 기분이 조금이라도 더 들게 될 것이다.
오늘 마침 스크린과 프로젝터가 같은 택배를 통해 함께 배송이 되었다. 스크린은 매우 길어 보였지만 막상 거실 베란다 앞에 설치하고보니 딱 알맞은 크기였다. 천장이 합판이어서 그 무게를 감당할까 싶었지만 아내, 시훈이와 함께 굵은 나사 두 개로 단단히 고정하였다. 프로젝터는 일단 좌식테이블에 올려 놓고 노트북에 연결하였고, 우퍼스피커도 노트북에 연결하였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DVD를 노트북에 넣고 프로젝터로 스크린에 영상을 투사하였다.
와우! 화질이 나쁠가봐 걱정이 되었었는데 영상이 매우 또렸했다. 명암비가 높은 강점이 돋보이는 것 같았다. 영화도 재밌고, 보는 내내 탁월한 선택에 뿌듯했다.
지난번에 이마트에서 해리포터 시리즈가 한편에 8,800원에 판매하고 있길래 이미 갖고 있는 것 말고 4,5,6편을 얼른 사왔었다. 이제 주말마다 영화 한편 씩을 볼 작정이다. 내가 집에 갖고 있는 DVD만봐도 1년은 족히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로젝터도 샀겠다 앞으로 좋은 DVD를 틈틈히 사둘 생각이다.
시원이는 지난번처럼 영화가 끝나자 프로젝터의 전등 빛 앞에서 춤을 췄고, 나는 그것을 비디오로 찍었다. 이런 점이 영화관하고는 또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다. 먼 훗날 해리포터1편을 다시보게 될 때는 그 재미난 영화 줄거리와 함께 집에서 그 영화를 봤었다는 추억도 함께 떠오를 것이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