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aso.net >
하이브리드 수업, 바다소

이번 학기는 코로나 때문에 하이브리드 수업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교실에서는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집에 격리된 학생들을 위해 줌으로 실시간 중계하거나 녹화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식이다. 그런데 줌에서는 칠판 글씨가 잘 보이지 않고, 코로나에 걸려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수업을 제대로 소화하는 것은 어렵다. 나는 애들이 어렸을 때 썼던 삼성캠코더를 활용해서 수업영상을 촬영하고 유튜브에 부분공개로 올렸다. 집에 격리된 학생들을 위한 것이었는데 교실에서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도 그 영상들이 복습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비록 부분공개지만 영상을 올린다는 것은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수업의 질에 대한 압박이 심하다. 특강처럼 한 달에 두 시간 정도 찍는다면 엄청 집중할 수 있겠지만 행정업무와 여러 과목을 수업하면서 캠코더를 이리저리 들고 다니며 매주 12시간을 촬영한다는 것은 무리다.

아무튼 지난 두 달 정신없이 하이브리드라는 환경에서 좌충우돌 했는데 재미도 있었고 이런 흐름이 대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왕 찍는 거 정면에서 선명한 화질로 찍자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런 도전이 재밌어서 멈출 수가 없다. 지난주는 중간고사 기간이라 한가한 틈을 이용해서 영상 촬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했다. 파나소닉 X1500 캠코더를 구입해서 교실 벽에 설치하고 이것저것 테스트하며 시간을 보냈다. 결과가 어떻든 이런 연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길이라 믿는다.

어제는 간단히 동네 산책을 다녀온 후에 아침을 먹고 시간기록, 응원을 안내하는 유튜브 영상을 찍는 준비로 바빴다. 조명을 맞추는 게 힘들었고 컨디션도 최상은 아니었지만 세 달 전 첫 영상을 찍었던 때에 비해 바다소 화면이 많이 바뀌었고, 응원 프로그램을 소개할 겸 이번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노트북 내장 웹캠과 줌을 써서 녹화했던 첫 영상에 비해 외장 웹캠과 OBS를 사용한 것도 발전된 부분이다. 장비가 있고 방법도 알기 때문에 카메라나 캠코더 화면을 HDMI케이블로 캡처보드에 연결하여 OBS로 녹화할 수도 있었지만 세팅하는 것이 귀찮아서 이번에는 그냥 간단하게 찍었다. 나중에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제대로 찍어보고 싶다.

세상의 변화는 개인이 대비할 수 있는 것보다 항상 빠르다. 개인은 시간과 자원에 쪼들리고, 제대로 판단하기 위한 정보가 부족하며, 시행착오를 만회할 여유가 없다. 용기 있는 자만이 얻는다는 말이 있지만 실패한 자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선뜻 도전하는 것이 어렵고, 쉽고 안전한 길을 찾는다. 그렇지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가만히 있으면 점점 더 뛰어넘어야 할 간격만 벌어질 뿐이다. 현명한 방법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책, 유튜브, 스마트폰, 노트북, 카메라, 캠코더, 서버, 웹 프로그램 등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대단한 노력을 들여서 만들어 놓은 성과를 활용해야 한다.

시간기록, 응원을 소개하는 영상을 바다소에 링크하는 것으로 새 레이아웃에서 촉발된 작업들이 일단락되었다. 물론 이것은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멋진 도전을 즐기러 기꺼이 나설 것이다.
박형종 2022-04-24 07:04

프린트   박형종님의 1092 번째 글   113
황진경 이준영











다음 글 시간기록, 세 개의 시계, 응원박형종

이전 글 하얀 원형테이블박형종